새로 마련한 대전 관사 가전·가구 대기업 제품 일색 김기선 의원 “중소기업 제품 전도사 자청, 말과 행동 달라”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호소하면서 정작 자신은 중기 제품을 외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취임 이후 새로 마련한 대전 관사의 가구와 가전 등을 중소기업 제품 대신 대기업 제품들로 채워서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관사 운영 현황’ 및 ‘관사 구입 물품 목록’ 등에 따르면 홍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15일부터 새 관사를 임대해 사용 중이다.
대전의 한 아파트로 92.88㎥ 규모를 3억3000만원 가량에 임대(전세)했다. 중기부가 청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76.57㎥ 아파트는 차관이 지난해 7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중기부 측은 차관이 먼저 보유 관사에 입주한 상태여서 장관 몫 관사를 새로 임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구매목록 대부분은 대기업 제품이다. 전자제품의 경우 삼성전자의 TV(83만원, 108㎝), 공기청정기(57만원)를 비롯해 LG전자의 컴퓨터(110만원), 냉방기(195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동부대우전자의 냉장고(141만원)와 세탁기(50만원) 등도 구매했다.
가구는 전부 현대리바트 제품을 구입했다. 침대(272만원, 매트리스 포함)와 크레덴자(68만원), 소파(236만원), 책장, 식탁, 서랍장 등이다.
문제는 홍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줄곧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제품을 구매해 달라고 호소해 놓고 본인 관사는 대기업 제품들로 채웠다는 점이다.
홍 장관은 내년 최저임금이 10.9% 인상돼 업계의 반발이 극에 달했던 7월 중순 무렵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잇따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구매를 권유했다.
특히 그는 “물건을 살 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매출이 늘어야 임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중소기업 상품을 사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김기선 의원실 관계자는 “중기부에서는 홍 장관이 입주하기 전에 담당 직원이 가구와 가전을 구매하기 시작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가구와 가전의 구매 완료 시점은 홍 장관의 관사 입주 이후”라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부처 수장으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선 의원도 “중소기업 제품의 전도사를 자청하는 홍종학 장관의 말과 행동이 표리부동한 것이다.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만 냈지 정작 중소기업 제품 구매는 외면하고 있다”며 “질 좋은 가구를 생산하는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이것을 본다면 참으로 허탈해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