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벌해달라”…‘등촌동 살인사건’ 딸 청와대 국민청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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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홈페이지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 이모 씨(47·여)의 딸이 엄마를 살해한 아빠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온라인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전날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 이모 씨(47·여)의 세 딸 중 한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이 씨의 전 남편이자 딸의 아버지인 김모 씨(48)다.
그는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에 대한 위해 시도로 많은 사람이 힘들었다”며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었고 보호시설을 포함해 다섯 번 숙소를 옮겼다”고 썼다.
이어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 위협을 했으며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며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으며 사랑하는 엄마를 13회 칼로 찔러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동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딸은 글 말미에 “사랑하는 엄마 저희가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해요. 하늘나라에서 이제 그만 아파하고 저희 걱정 그만하세요. 이제 평안히 쉬시고 그동안 애쓰셨어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22일 오전 4시 45분경 등촌동의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현장에서 도주한 김 씨는 22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긴급체포됐다. 김 씨는 체포 당시 수면제와 함께 술을 마셔 병원에 이송된 상태였다.
김 씨는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 씨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