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화합 행보로 내홍 봉합…가시적 성과 없었다 지적도
지난 7월17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유한국당 2차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가 추인된 이후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단상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News1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김 위원장의 100일에 대해선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청산보다 화합, 독주보다는 소통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행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인명진, 류석춘 등 당내 자기세가 없는 과거 비대위원장들이 섣불리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가 이렇다할 쇄신작업에 착수하지도 못한채 번번이 좌절된 과거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읽혔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7월17일 비대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정가의 이목이 쏠린 당내 인적청산보다는 가치·노선 재정립 등 ‘시스템 개혁’을 강조했다.
비대위 구성 또한 신주류로 불리는 ‘복당파’뿐 아니라 원조친박계, 중도적 인사, 당초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나경원 의원까지 비대위 산하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화합’행보를 보였다.
이에 6·13지방선거 이후 참패 책임공방과 혁신 논쟁 등으로 분당 직전까지 갔던 한국당의 내홍은 김 위원장 취임 직후 봉합되는 모양새였다. 때문에 지도부와 상극이었던 친박계 등에서도 “과거 비대위보다는 낫다”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무난하지만 동시에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다는 회의적,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국면마다 당 쇄신에 대한 방침이 바뀌며 다소 일관성이 없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취임 초반 시스템 개혁을 강조해 온 김 위원장은 내년 2월쯤 개최예정인 전당대회가 가까워지고 이에 맞춰 최근 홍준표 전 대표의 귀국, 김무성 전 대표의 공식활동 재개 등 ‘올드보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인적쇄신이 재부상하는 조짐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전원책 변호사를 인사권 등 전권을 가진 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해 인적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지도 표출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김 위원장이 비대위가 흠집나는 것을 염려해 ‘하청에 재하청’을 준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전 변호사의 위원 취임 일성을 신호탄으로 김 위원장, 김용태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선 ‘보수대통합’ 내지 ‘범보수네트워크’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태극기부대를 모두 아우르는 이들의 범보수 ‘빅텐트’ 구상에 당내와 달리 한국당 밖에서는 장밋빛 전망보다는 회의, 부정적인 전망이 많은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대구 방문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전 변호사가 한국당이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해야 된다는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 “거기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이런 저런 의견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다”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의원들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