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미 기자가 만난 CEO|욕실 전문기업 로얄앤컴퍼니 박종욱 대표|
1층 카페, 2층 레스토랑 & 와인바는 우아한 분위기와 이탈리안 건강식 메뉴로 이미 인기몰이 중이다. 6층 아카데미에서는 인테리어 강좌를 비롯해 리빙, 미술 관련 강좌가 수시로 열린다.
“이제 ‘욕실 트렌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욕실이 기능적인 곳에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생활문화 공간이 돼가고 있어요. 저희도 욕실제품 생산업체에서 욕실문화 기업으로 변신해야지요. 아트 갤러리를 통해 작가들을 후원하면서 함께 협업한 제품도 만들고 있습니다.
로얄앤컴퍼니 박종욱 대표(55)는 “가격 경쟁보다 가치 경쟁에 중심을 두기 위해 문화 예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로얄앤컴퍼니는 1970년 수도꼭지를 생산하는 로얄금속으로 출발해 5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박 대표는 창업주 박신규 회장(90)의 외동아들로 1999년부터 가업을 이어받은 2세 경영인이다. 1986년 입사해 영업, 기획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던 그는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CEO 자리에 올랐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갑작스럽게 회사를 맡게 됐죠. 병원에 갔다가 집에서 잠깐 눈 붙이고 나와 회사 일을 처리해야 했던 그 때가 제겐 가장 어려웠던 시절 같습니다. 늘 아버지를 첫손에 꼽을 정도로 존경하고 좋아했기에 심정적으로 그 상황이 많이 힘들었죠.”
박 대표는 위로 누나 넷을 둔 5남매의 막내였지만 응석받이로 자라지는 않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밤길 오는 누나들 마중을 나가야 할 정도로 아버지가 그에게 책임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 덕분인지 그는 600여명의 직원을 책임지고 있는 지금까지 치밀한 일처리와 판단력, 절제력으로 한 번의 위기 없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가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은 아니다. 그의 회사는 업계에서 한발 앞서 가장 먼저 변신을 거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최초 욕실 토털 아울렛 문 열어
그는 2005년 도기 사업 진출에 이어 2011년 스마트 시스템 욕실 ‘로얄컴바스’를 론칭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최근 그가 집중적으로 신경 쓰는 것은 로얄앤컴퍼니 사옥을 겸한 제조, 물류, 문화 복합공간인 화성센터다. 경기도 화성시의 약 9만9000m²(3만평) 부지에 생산 시설과 연구시설 외에 욕실 아울렛, 공연장, 갤러리, 실내체육관 등을 갖추고 있다.
“올봄 국내 처음 문 연 욕실 토털 아울렛인 ‘로얄 바스 아울렛’은 저희 회사 제품뿐 아니라 국내외 200여개 브랜드, 3000여종의 욕실 제품 및 타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공 서비스 패키지 상품까지 갖춰 원스톱 욕실 솔루션을 제공하죠. 소비자와 욕실업체, 인테리어 판매자들이 모두 윈윈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욕실을 리모델링하기 전에 꼭 한번 들러야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박 대표는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를 통해 문화 예술인 후원과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열심이다. 젊은 작가들의 주거 겸용 작업 공간으로 아트하우스를 마련했으며, 지역 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11월3일에는 이곳에서 첼리스트 김규식의 독주회를 여는데, 화성 시민 50명에게 무료 공연 티켓을 준다. 공연 당일 도기 및 수전 생산 공정을 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 아름다운 복합 생활문화공간 ‘로얄라운지’ & ‘로얄 화성센터’ 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 지원 ▼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