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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볼 피플] ‘야생마’ 이대성, 질주 본능 자제하며 얻은 깨달음

입력 | 2018-10-26 05:30:00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철저한 몸 관리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고 있다. 24일 KCC전에서 24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한 그는 현대모비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사진제공|KBL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한창 시즌을 준비 중이었던 9월 중순.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55) 감독은 이대성(28·190㎝)을 “딱히 할 말이 필요 없는 선수”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감독이나 코치가 별도의 지시를 할 게 없을 정도로 훈련이나 평소 생활에서 부족함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었다.

이대성은 몸 관리를 위해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개인 운동량은 팀 내에서 가장 많다. 그 덕을 본 선수도 있다. 프로농구단 전체 숙소 폐지로 이대성과 같은 집에서 살며 출퇴근한 남영길(23)이다. 그는 이대성의 훈련스케줄을 모두 따라했다. 식단조절도 마찬가지. 그러면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마카오에서 열렸던 테리픽12 출전 선수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대성 효과’를 제대로 누린 셈이었다.

그만큼 이대성은 철저한 노력형이다. 코칭스태프가 걱정할 정도로 개인 훈련량이 많다. 그는 “각 프로팀에는 고교와 대학 시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만이 모였다. 그들에 비하면 난 평범한 선수였다”며 “대학 시절엔 경기도 못 뛰었다. 그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오로지 훈련뿐이었다. 그래서 미친놈처럼 훈련했다. 그게 습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노력이 있어 이대성은 프로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갖춘 선수로 성장했다. 플레이 스타일 자체는 조금 거칠지만 거침없이 달리는 스타일이 야생마 같았다. 1대1 공격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는 그런 이대성에게 만족하면서도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동료를 더 이용하는 플레이를 꾸준히 주문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확 달라질리 없었다. 비 시즌 연습경기에서도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잘 소화하지 못한 이대성은 고민에 빠졌다.

9월말 유 감독과의 미팅은 이대성이 생각을 달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유 감독은 이대성에게 “열심히 하고, 애쓰는 게 너무 눈에 보이는데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안 나온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 말을 들은 이대성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뒤 마음을 고쳐먹었다.

조금은 내려놓자는 생각으로 개인 훈련량을 줄였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적당히 훈련하고 휴식을 취하니 몸이 더 좋아졌다. 정신적으로 편해지자 훈련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플레이도 한결 깔끔해졌다. 전혀 몰랐던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시즌 개막 후 이대성은 최고의 몸 상태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KBL리그에서 국내선수 득점 3위(13.8점), 어시스트 전체 4위(5.5개) 등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개막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동료를 더 활용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더 든다”는 이대성은 “농구단수가 높은 선수가 되려면 5 대 5 상황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감독님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이를 달성해 내는 게 내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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