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기업인]홍명기 美 듀라코트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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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미국에서 자본금 2만 달러로 세운 회사를 세계 톱5 특수 페인트 업체로 키운 듀라코트 그룹 홍명기 회장. 재외동포재단 제공
제17차 세계한상대회를 맞아 한국을 찾은 홍 회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특허를 많이 내고 신기술을 개발해도 승진을 안 시켜 주는 미국 백인 사회 특유의 유리천장에 지쳐서 당시 전 재산 2만 달러를 밑천으로 회사를 차렸다”고 했다.
미국 대기업들의 수주 경쟁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로부터 기술 유출 의혹도 수차례 받았고, 일본 철강회사로부터 수주를 따내기까지 인종차별도 수없이 겪었다.
19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한국은 너무 빨리빨리 성과를 내기만을 요구하는 문화가 아쉽다”며 “청년들이 좀 더 오래 상상하고 그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는 사회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베벌리힐스 부잣집에서 집안일을 하는 ‘하우스보이’를 하며 등록금을 벌었다는 홍 회장은 “마지막 학기 결국 돈이 부족해 휴학을 해야겠다는 내 사정을 들은 미국 교수님이 만기도 안 된 적금을 깨서 200달러를 흔쾌히 내준 걸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200달러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2001년 전 재산 1000만 달러를 털어 ‘밝은 미래 재단’을 설립하고 교육과 장학 사업을 펼쳐왔다. 2016년에는 재단 이름을 자신과 아내 로리 홍 여사의 이름을 따 ‘M&L HONG 파운데이션’으로 바꿨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