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입 연 사우디 왕세자, 암살배후 부인

입력 | 2018-10-26 03:00:00

“카슈끄지 살해, 극악무도 범죄”… WP “CIA국장, 피살 녹음기록 확인”
美하원, 사우디와 무기거래 중단 발의




‘자말 카슈끄지 살인사건’을 총지휘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진)가 직접 배후설을 부인했음에도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제재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우디를 감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사건 개입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고, 미 하원에선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4일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카슈끄지 사건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사우디와 터키는 협력해 사건을 해결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모습을 통해 정의가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터키가 공동 조사단을 구성했지만 양국의 조사 결과는 번번이 어긋나고 있다. 사우디가 “우발적인 싸움에 의한 사망”이라고 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암살팀의 동선을 분 단위까지 공개하며 반박했다. 또 터키 경찰이 카슈끄지 시신의 일부가 사우디 총영사관저 우물에 유기됐을 것으로 보고 수색하려 하고 있지만 사우디 정부는 수색을 거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진상 파악을 위해 터키에 급파된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살해 당시 녹음 기록을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이 녹음에는 카슈끄지가 사망하기 전 고문을 당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하원의원 21명은 사우디와의 무기 거래를 중단하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그곳(사우디)에서 왕세자가 많은 일을 관리하고 있으니 만일 누군가가 사건에 연루돼 있다면 그 사람일 수 있다”며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