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2이닝 4실점 패전 멍에… 구원 매드슨 이틀 연속 역전 허용
다저스 2연패… 가시밭길 처지
로버츠 감독 ‘좌우놀이’ 도마에… 보스턴 왼손 선발 투수 나오자
우타자 일색 타선으로 대응… 팀내 홈런 1∼4위 선발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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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 LA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왼쪽)이 25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5회말 도중 포수 오스틴 반스와 볼 배합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2-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을 구원 등판한 라이언 매드슨이 승계주자 3명에게 모두 홈인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보스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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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해 ‘빅게임 투수’란 별명을 얻었던 류현진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고, 팀은 2-4로 패했다. 전날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내고도 4-8로 패했던 다저스는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에서 2연패의 부담을 안고 3∼5차전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으로 향하게 됐다.
○ 공 1개에 갈린 희비
야구는 공 1개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종목이다. 4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던 류현진이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공 1개 때문이었다.
다음 상대는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아웃을 잡아낸 앤드루 베닌텐디였다. 류현진은 1회와 3회 낙차 큰 커브를 이용해 베닌텐디를 봉쇄했다. 1회에는 삼진, 3회에는 중견수 뜬공이었다. 5회에도 류현진은 초구부터 커브를 적극 활용했다. 그렇지만 베닌텐디도 이번에는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와 7구째 커브를 모두 커트해 내며 버텼다. 류현진은 마지막 8구째 승부구로 포심 패스트볼을 택했지만 손에서 공이 빠지면서 허무하게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2사 만루가 되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곧바로 마운드로 향했고 류현진은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의 투수 교체는 실패였다. 구원 등판한 오른손 투수 라이언 매드슨은 제구 난조를 겪으며 스티브 피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J D 마르티네스에게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류현진의 승계 주자 3명이 모두 홈인했고, 류현진의 성적은 4와 3분의 2이닝 6안타 1볼넷 5삼진 4실점이 됐다.
○ 논란 부른 투수 교체
경기가 그대로 다저스의 2-4 패배로 끝난 뒤 미국 CBS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로버츠 감독이 월드시리즈에서 거듭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비해 류현진은 스스로를 탓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닝을 끝낼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제구가 좀 더 좋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류현진이 지난번 등판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더 던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원래부터 로버츠 감독은 선발 투수를 길게 기다려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결과만 갖고 오늘 류현진 교체 타이밍을 비난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1, 2차전을 내주면서 다저스는 3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1, 2차전을 내준 뒤 이를 뒤집은 경우는 20.4%에 불과하다.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27일 다저스타디움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조응형 yesbro@donga.com·이헌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