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3분기(7~9월)에 1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의 적자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인한 것이어서 실질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어닝쇼크’ 만큼이나 부진한 실적이다. 시장도 부진한 실적을 예상했지만, 그 예측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매출 14조743억 원, 영업이익 1173억 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0.2%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4270억 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4~6월)에 비하면 매출은 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7%나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0.8%에 그쳤다.
기아차 측은 “원화 강세와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경영 환경 악화가 작용했다”며 “여기에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에어백 제어기 리콜, 이미 판매된 일부 차종에 대한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에 따라 약 28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량 판매가 감소하는 등 본질적인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수시장에서 지난해보다 4.1% 줄어든 12만6153대를, 해외에서는 0.3% 감소한 55만924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체 판매 대수는 68만5396대로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중남미·중동·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선전한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했다. 다만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매출 40조6966억 원(0.4% 상승), 영업이익 7755억 원(115.5% 상승)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크게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보다는 개선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판매 확대,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레저용 차량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의 전략으로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