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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아베 “中日, 경쟁에서 협력으로”…역사·영토문제는 제자리

입력 | 2018-10-26 15:56:0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와 경제분야에서 중일관계를 경쟁에서 협력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역사 및 영토문제에서 진전은 없었다.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2년 취임 후 처음으로,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양국 정상의 만남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 위치한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1시간 20분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일관계는 곡절을 겪었지만 쌍방의 노력으로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며 “새로운 역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경쟁에서 협조로, 중일관계를 새시대로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또 “중일은 파트너로, 상호 위협이 되지 않는다.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를 발전·진화해 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새로운 시대를 시 주석과 함께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에게 2019년 일본 방문을 요청, 일정 조율에 합의했다. 시 주석의 방일 시기는 내년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전후가 유력시되고 있다. 시 주석이 일본을 방문하면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이후 처음이다.

양국 관계는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국유화를 계기로 1972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거론될 정도로 급속히 악화했다. 2018년 5월 리커창 총리의 공식 방일까지 7년간 양국 정상 왕래는 중단됐다. 국제회의를 제외하고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7년 만으로, 일본 총리가 단독 방중해 정상회담을 한 것은 2011년 12월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 이후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정세를 둘러싸고도 의견을 교환했다.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긴밀한 연대를 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에 의견을 일치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도 회담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릴 회담에서 리 총리는 “중일관계는 새로운 발전의 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특히 경제·무역 협력과 관련해 중일 관계를 꼭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이날 경제 분야와 관련한 12개 문서에 서명했다. 30여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 재개에 합의하고, 중국인의 방일 비자발급 요건 완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약 40년간 지속된 대중 정부개발원조(ODA)를 종료하고 제3국에서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한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대항조치의 응수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한 마찰해소가 중요하다”며,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문제 등의 개선을 촉구했다.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을 위한 의사소통 강화도 합의했다. 양국은 2008년에 동중국해에 공동개발구역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지만, 센카쿠제도 국유화 문제로 협의는 중단됐다. 또 자위대와 중국군의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해공 연락 메커니즘’과 관련, 연내 방위당국간 회동을 열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의 판다 대여 관련 교섭도 진행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후쿠시마(福島)원전 폭발사고 이후 중단했던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도 과학적 평가 후 제한조치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