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말 카슈끄지. AP 뉴시스
▷CNN은 22일 카슈끄지가 사우디 영사관 안으로 들어간 지 몇 시간 후 영사관 뒷문으로 카슈끄지처럼 보이는 남성이 걸어 나오는 화면을 보도했다. 이 남성은 카슈끄지의 옷을 입었고, 안경과 시계도 착용했다. 흰색 수염까지 가짜로 붙였다. 그는 암살팀 15명 중 한 명인 무스타파 알 마다니였다. 카슈끄지가 제 발로 영사관을 걸어 나간 것처럼 보이기 위해 체격이 비슷한 대역을 미리 준비한 것이다. 이들은 당일 전세기로 이스탄불에 입국해 당일 모두 터키를 떠났다. 철저히 계획된 암살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카슈끄지의 마지막 칼럼. WP 홈페이지 캡처
언론인보호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올해만 45명의 언론인이 순직했다. 절반이 넘는 28명이 암살됐는데 이 가운데 22명이 정치와 관련됐다. 최근 권력형 비리를 취재하다 암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암살된 기자(18명)보다 사고로 숨진 기자(28명)가 많았다. 권력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울수록 위험해지는 것은 언론인의 숙명인 듯 하다.
길진균 논설위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