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는 주룩주룩 빈 당에 가득한데/낮 꿈을 막 깨고 나서 붓을 바삐 찾노니”(목은 이색의 ‘우중·雨中’에서)
가을비가 추적이는 날, 점심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마감 시간이 빠듯하군요. 시구처럼 혼몽함이 가시지 않은 채 바삐 자판을 놀립니다. 이 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의 온도’가 골라줬습니다. 날씨에 어울리는 한시가 알아서 튀어나오는 시대입니다그려.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계절이고 습기입니다. 술과 관련된 한시를 엮은 ‘한시 속의 술 술 속의 한시’(홍상훈 지음·연암서가), ‘오직 술’(김재연 지음·향원익청) 같은 신간은 이런 심정을 노리고 낸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