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비상하는 건설업계]<1>GS건설
사이공강 오른쪽에 보이는 녹지공간이 투티엠 신시가지. 왼쪽에 삐죽 솟은 건물이 랜드마크 81이고, 주변에 고층 빌딩 주거지 밀집지역이 보인다. 호찌민=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베트남 호찌민시 북쪽 외곽에 위치한 떤선녓 국제공항에서 시내에 가까워지다 보면 삐죽 솟아오른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베트남 최고층 빌딩인 ‘랜드마크 81’이다. 최근 준공됐는데 높이가 461.3m에 달한다. 한국의 제2 롯데월드(555m)보다 작지만 63빌딩(249m)보다는 훌쩍 크다. 베트남 최대 부동산 기업인 빈그룹이 지은 건물로 총 81층에 바닥 면적만 24만1000m²에 달한다. 내부에는 5성급 호텔과 아이스링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 고급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가득 차 있다. 주변에는 40∼5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15개 동이 밀집돼 있다. 한국의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일대 고급 아파트 밀집지를 떠올리게 한다.
랜드마크 81이 들어선 자리는 사이공강을 드나드는 배들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부두였다. 호찌민시는 경제 성장으로 도심지 개발 압력이 커지자 도심에 있던 부두시설 3곳을 시 외곽으로 내보내고, 그 자리에 다양한 도심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시 전체에 4개 발전축을 설정하고 도로와 철도, 항만 관련 시설들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베트남이 주목받으면서 최대 상업도시로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호찌민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GS건설이 자리 잡고 있다.
○ 달아오르는 베트남 투자 열기
“관광하러 왔다가 투자하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호치민법인장은 “최근 베트남, 특히 호찌민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대단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베트남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호찌민시 중심가에는 한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부동산중개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가 2015년 7월 외국인에게도 아파트나 빌라, 타운하우스 등의 소유를 허용하면서 투자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주택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 베트남의 맨해튼, 투티엠 신시가지
호찌민시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 중 하나가 투티엠 신시가지 조성 프로젝트이다. 투티엠은 한국의 여의도와 입지가 비슷하다. 호찌민 시청 일대 중심 상업지와 사이공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두 지역을 잇는 다리와 지하터널 등이 있어 개발 수요가 많은 곳이다. 호찌민시는 이곳을 ‘베트남의 맨해튼’으로 만들 방침이다. 계획대로 되면 전체 사업지 657만 m²에 아파트와 빌라, 상업시설, 국제학교, 컨벤션센터, 소프트웨어파크 등이 들어선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신시가지가 된다.
GS건설은 이곳에 일찌감치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준비를 마쳤다. “시장 분위기는 매우 좋다. 최고 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GS건설 베트남사업추진팀 양승호 상무는 17일 투티엠 사업지 한가운데 마련된 사무소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 베트남의 판교, 냐베 신도시
GS건설은 호찌민시와 푸미흥 신도지 거주자들의 새로운 고급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냐베 신도시를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한 21세기형 복합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 공기업 등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계획대로 되면 전체 사업지(349만 m²)가 정글처럼 우거진 숲 지역에서 인구 6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1만7000채와 국제학교, 종합병원 등이 들어선 최첨단 도시로 바뀌게 된다. 한국의 판교신도시를 연상하면 좋을 것 같다.
냐베 신도시 예정지 길 건너편에는 이미 현지업체와 호주계 투자회사 등이 분양을 끝낸 고급 빌라 단지가 한창 건설 중이었다. 양진수 베트남사업추진팀 부장은 “하천 조망이 가능한 일부 빌라는 분양가가 10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체 381채가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냐베 신도시 예정지 주변까지 고급 주택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호찌민=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