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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집 성추행 판결 “유죄추정”vs“2차가해”…27일 혜화역서 맞불

입력 | 2018-10-27 09:52:00

당당위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사법정의·성평등·반혐오 추구”
남함페 “‘유죄추정’ 비판은 2차가해…남성들이 달라져야”



© News1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둘러싸고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단체가 27일 혜화역에서 동시에 집회를 개최한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는 27일 낮 1시 혜화역에서 첫 집회를 연다. 같은날 같은 시간에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도 맞불성격의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두 단체는 이 같은 내용의 집회신고서를 각각 제출했다. 당당위는 1만5000명으로, 남함페는 2000명으로 집회 인원을 신고했다.

혜화역은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이 불법촬영 사건을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수사·판결한다고 비판하는 ‘불편한 용기’가 지난 5월부터 집회를 열어왔던 곳이다.

◇“성범죄 피의자 유죄추정…사법부 규탄”

당당위는 집회의 명칭을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 시위’로 정했다. 이들은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곰탕집에서 한 여성의 신체를 만졌다는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씨에게 지난 9월5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것에 반발하며 꾸려졌다.

당당위 측은 사법부가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일관된 진술’만 있으면 ‘무죄추정’이라는 형사재판의 원칙을 어기고 ‘유죄를 추정’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낸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유죄추정 사례를 수집한다’며 제보를 받아왔다. 게시자들은 본인 및 가족 등 지인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당당위는 ‘본 시위는 성별문제가 아닌 올바르지 못한 사법부의 법 집행을 규탄하는 집회’라며 생물학적 남성은 집회에서 배제한 ‘불편한 용기’ 측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당당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준씨(27)는 “당당위의 세 가지 핵심 가치는 사법정의·성평등·반(反)혐오”라며 “우리는 특정 성별을 배제하는 등 참가에 제한을 두지 않고 촬영도 허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불편한 용기’의 집회로 인해 혐오로 얼룩진 혜화역 근방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에서 혜화역을 시위 장소로 정했다”며 “2차 집회도 혜화역에서 열기로 결정했고, 날짜는 1차 집회 종료 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거와 판결 있는데 2차 가해…남성들이 달라져야”

반면 남함페는 당당위 집회를 ‘2차 피해를 양산하는 집회’로 규정했다. 이들은 ‘남성들이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집회에서 피력한다는 계획이다.

남함페는 이날 집회의 명칭을 ‘2차 가해 규탄 시위’로 정하고 “남함페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겪고 있는 2차 피해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피해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에 수십만명이 모이고 인터넷에 모자이크도 안 된 폐쇄회로(CC)TV까지 돌아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증거와 판결까지 있는데도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아가는 지금의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며 “또 다른 2차 피해를 양산하는 해당 집회(당당위 집회)에 대해 맞불 집회를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당당위 집회는 전형적인 2차 가해의 문법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며 “오로지 가해자 측의 이야기만을 받아적고, 피해자의 이야기는 ‘꽃뱀의 변명’으로 치부해 삭제해 버리는 선택적 수용은 형사소송법이 그 능력을 인정하는 증거조차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남함페는 그러면서 ‘곰탕집남을 강력 처벌하고 2차 가해자들을 형사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을 지난 14일 게시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2만2000명 가가운 동의를 얻은 상태다.

한편 해당 사건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던 A씨는 지난 13일 부산지법이 보석 신청을 인용하면서 38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