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구역 사찰 ‘통행료’ 폐지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충북 단양군이 소백산 등산로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와 유사한 관광지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어 논란이다.
28일 단양군에 따르면 단양관광관리공단은 국립공원 소백산 단양 천동 등산로로 입산하는 소백산 등산객에게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고 있다.
1997년 군이 제정한 ‘관광지 등 시설이용료 징수 규칙’에 따른 것으로, 소백산 국립공원과 연접한 다리안 계곡에 군이 조성한 관광지 이용료라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다리안 관광지에는 야영장 2곳과 원두막이 있다.
다리안 계곡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철에는 비교적 덜하지만, 계곡 물놀이객나 캠핑객이 거의 없는 가을과 겨울철이면 매표소 직원과 소백산 탐방객 사이의 요금 시비가 일상화한 상태다.
탐방객 정모(46)씨는 “소백산 등산로 입구에서 내는 요금이어서 국립공원 입장료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문화재 관람료를 강제로 받는 대형 사찰들과 단양군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공단 관계자는 “다리안관광지 입장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규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다리안관광지 입장료 문제 해결을 위해 군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이 지난 1~8월 다리안관광지 입장료 명목으로 받은 사실상의 소백산 국립공원 ‘통행료’는 1억7000만원에 달한다. 월평균 2100여만원을 거둬들였다.
소백산 주변에서 가장 큰 규모의 관광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지만, 소백산 탐방객 유치 실적은 저조하다. 군의 설득력 없는 통행료 징수가 소백산 탐방객들의 다른 등산 코스 선택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백산 탐방로별 등산객 수는 경북 영주 희방사 탐방로가 49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가동 탐방로가 260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단양 지역의 천동 탐방로는 1802명, 죽령 탐방로는 1561명, 어의곡 탐방로는 1279명이었다. 천동 탐방로의 등산객 수는 영주 지역에서 가장 적은 초암 탐방로(1620명)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단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