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사 배제한다더니… 정부-산하기관 추천-노동계 9명 포함 수탁자책임委 14명 구성 완료… 위원장에 박상수 교수 선임
보건복지부는 위원장인 박상수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를 포함해 14명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을 이달 1일 위촉했다고 28일 밝혔다. 수탁자책임위원회는 국민연금이 7월 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하며 새로 설치한 기구로 기존 9명이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지침이다. 수탁자책임위원회는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기업 중 횡령이나 저배당 등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을 가려내고, 주주대표 소송 등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 핵심 조직이다.
5명으로 구성된 책임투자 분과는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등 사회책임투자와 관련한 활동을 진두지휘한다. 국민연금이 따라야 할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기금운용본부가 책임투자를 잘 지키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는 7월 말 독립성과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 정부 인사를 배제하고 가입자대표가 추천한 전문가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위원회 구성을 보면 14명 가운데 9명 정도가 정부와 산하 연구기관 추천 인사, 노동계 인사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세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