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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이후 ‘林의 진술’ 달라지나… 檢 11월 ‘양-박-고’ 소환착수

입력 | 2018-10-29 03:00:00

[속도내는 사법농단 수사]




호송버스서 내리는 임종헌 27일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임종헌 전 대법원 법원행정처 차장(59)을 28일 소환 조사했다. 구속 후 첫 조사였다. 앞서 그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한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2시경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적 중간 책임자’로 지목한 임 전 차장의 구속으로 향후 수사는 그의 ‘윗선’이자 공범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을 향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법원 “구속 필요성·상당성 인정”

임 전 차장은 28일 오후 1시 반경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5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임 전 차장의 심경 변화 여부 등 입장을 확인한 뒤 비교적 일찍 조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그동안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재판 개입 등 30여 가지 의혹 대부분에 대해 “잘 모르겠다”거나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는데 아랫사람들이 오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날 임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 관련자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임 전 차장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구속된 임 전 차장이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혐의를 부인하는 자세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초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이 자신과 이 전 대통령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구속 이후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진술을 한 것처럼 임 전 차장도 바뀔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 경우 임 전 차장이 지금까지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업무일지나 수첩 등 윗선의 지시를 입증할 물증을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의 변호인 황정근 변호사는 “법리보다는 정치적인 고려가 우선시된 부당한 구속”이라며 “검찰 수사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조선시대 권력 다툼인 당쟁에 빗대 무술년(2018년)의 ‘무술사화’라고 규정한 글을 올렸다가 지웠다. 임 전 차장 측은 법원에 구속이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구속적부심 청구를 검토 중이다.

○ 다음 달 ‘양-박-고’ 소환 시작
검찰은 다음 달부터 임 전 차장의 윗선인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 등 이른바 ‘양-박-고’ 소환 조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 동향 감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 지연 관여 △헌법재판소 평의 내용 유출 등을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박, 고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임 전 차장과 공범 관계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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