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자 애용 SNS…트위터 대안으로 떠올라 이용자에 대한 개입 최소화…검열 잘 안 돼
유대인 예배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의 희생자를 낸 로버트 바우어스(46)는 사건 이전부터 반(反)유대주의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 왔다. 그가 주로 사용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갭닷컴’(Gab.com)에는 유대인을 향한 혐오 문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28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용의자 바우어스는 지난 27일 총기를 들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유대인 예배당을 찾기 직전 범죄를 예고했다.
바우어스는 갭닷컴 자신의 계정에 “나의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가 들어간다”라는 수수께끼 같은 글을 남겼다. 그리고 2시간 뒤에 무고한 유대인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특히 바워스는 유대인 난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유대인 비영리 단체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 웹사이트를 링크하고서는 “왜 적대적인 침략자를 우리 사이에 끌어들이는 것을 좋아하느냐”고 적었다.
바워스는 또 이 계정에서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고, 유대인이 미 국경을 향한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극비리에 지원하고 있다는 등의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갭닷컴은 지난 2016년에 문을 연 신생 SNS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당시 극단주의자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탈해 갭닷컴으로 넘어오면서 ‘극우의 성지’가 됐다. 갭닷컴에는 기존 SNS와는 달리 ‘혐오발언 금지’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갭닷컴은 검열 및 규제 등 이용자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한다. 갭닷컴은 서비스 소개란에 “우리의 첫번째 사명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유일한 검열 방법은 개인이 계정을 탈퇴하는 것뿐이라고 여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갭닷컴 측도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바워스의 계정 데이터를 모두 백업하고 일시 중단했다”며 “사법기관에 연락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