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29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했다. 이 지사는 이날 “일부 경찰이 오버한 건 분명한 것 같다”면서 경찰 수사에 대해 거듭 불만을 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 경찰서에 도착했으나,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바람에 10분 정도 늦은 10시 2분께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수사당국에 출석하는 단체장은 김경수 경남지사에 이어 이 지사가 두번째다.
이 지사는 “경기지사의 1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이 귀한 시간에 제가 도청을 비우게 되서 우리 도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행정을 하는 데서 권한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한 적이 없다.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정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사필귀정일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만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선 “모든 경찰이 그런 것은 아니겠고 일부 경찰이 오버한 건 분명한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그러나 결국은 대한민국에 경찰만 있는 것은 아니고 검찰도 있고 법원도 있기 때문에 결국 순리에 따라서 진실에 접근할 것이고 진실에 접근해서 합리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거듭된 의혹 제기와 수사 등이 ‘이재명 죽이기’라는 프레임에 대해선 “이런 사건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의 삶을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여기에 관심 좀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결국 경제를 살리고 자산 격차를 줄이고 국민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기본소득권도 도입해야 하고 또 불로소득을 벗어나기 위해서 국토보유세도 도입해야 한다. 국토보유세를 도입해서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면 기본소득도 도입하고 또 자산불평등도 줄이고 불로소득도 없애고 경제도 살리고 1석 5조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앞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는 지난 6월 ▲방송토론 등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김부선 씨 관련 의혹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강제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 원 이상을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 등으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시민 한 명도 각각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공표’와 ‘일베 가입 및 검사사칭 허위사실공표’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그간 각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온 이 지사는 경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28일에도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과 함께 증거 등을 제시하며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일(29일) 오전 10시 터무니없는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분당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간다. 제가 청계광장 첫 촛불집회에 참가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몇 차례 스크린 된 사건이고 그때도 경찰이 이러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