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세습 국정조사, 특별재판부 설치 서로 입장만 되풀이 “대화와 타협 중요”vs“야당 탄압”…홍영표-김성태 신경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내대표들과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8.10.29/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 시계방향으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8.10.29/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 등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문 의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한 타협점 찾기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결정한 것은 없다”고 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도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평행선”이라는 말로 회동 분위기를 정리했다.
민주당은 야3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과도한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합의한 특별재판부 설치의 위헌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야3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 “현재까지 서울시나 서울교통공사가 해명한 것 밖에 실체적 진실을 판단할 근거가 없어 감사원 감사를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나오고, 이것이 구조적 비리나 권력형 취업비리라면 반드시 책임을 묻고, 나아가 국정조사까지 가능하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 “국회 차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촉구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일언반구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일단 문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오찬 회동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어서 접점을 모색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가 된 이래로 야당을 존중하면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노력을 해왔다”며 “최근 여야가 좀 거칠어지고 여러가지로 분위기 좋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가지 현안이 있습니다만 국회가 넘어서는 안될 금도를 넘어서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나 국회의 품격까지 의심하게 하는 여러 공방전이 있다”며 “여당도 더 자제하고 노력하겠지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국회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의장께서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은 제왕적 대통령 국정운영 방식 수준을 넘어 거의 황제폐하 수준의 대한민국 통치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해 국민적 동의 한 번 구하는 절차 없이 대통령이 비준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면서 한쪽으로는 국회가 협치해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야당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면 막말이다. 대통령을 폄하한다고 한다”며 “야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제대로 된 비판을 못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 못하면 야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 역대 유래없는 야당탄압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 입장에서도 야당의 지적사항에 겸허한 자세로 해줄 것을 부탁한다. 국감 이후 후속조치들을 제대로 해서 국민께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각 정당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운 점, 선뜻 받기 힘든 부분에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역지사지하고 양보해서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런 공방에 “여당은 여당다워야 한다. 엄살을 떨수도, 책임을 방기할 수도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야당을 욕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또 야당에 대해서도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비판하고 견제하는 게 책무인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다”며 “다만 중요한건 반대를 위한 반대, 딴죽걸기, 비판을 위한 비판을 계속하면 국민이 싫증난다”고 했다.
문 의장은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서로 말하면 역지사지가 안된다. 싸움밖에 안된다”며 “국민은 현명하다. 국민이 이 세상을 바꾼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