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공지능(AI) 스피커 시대다. 구글, 아마존 등 해외의 내로라하는 IT 기업부터 SK텔레콤, KT 등 국내의 통신사까지 많은 기업들이 개인을 위한 음성비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단말기로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였다. 국내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예외는 아니다. 둘다 자사의 대표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디자인 중시형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였다.
카카오의 경우 작년 11월 카카오미니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였다.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음성명령으로 멜론 음악 듣기,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기, 카카오 택시 호출하기, 다음 뉴스 듣기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카카오미니는 작년 10월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9분 만에 초기 예약물량 1만 5000대를 전량 판매하며 카카오프렌즈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카카오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카카오미니는 경쟁사 네이버의 제품인 프렌즈와 비교해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프렌즈는 배터리가 내장된 제품이라 외부에 들고다니며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인공지능 스피커였던 것. 야외에서 음악을 듣길 원하는 사용자는 카카오미니 대신 프렌즈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지난 9월 카카오는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미니의 개량형 제품을 내놨다. 바로 카카오미니C다.
<카카오의 모바일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C\'>(출처=IT동아)
외장 배터리로 외부에서도 이용... 모바일 시대에 어울리는 AI 스피커
카카오미니C와 전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본체 하단에 탈부착 가능한 외장 배터리인 포터블 팩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면 최대 4시간 동안 음악을 재생할 수 있고 9시간 동안 대기시켜둘 수 있다. 포터블팩은 제품 하단에 완전히 밀착되어 완벽한 디자인적 일체감을 보여준다. 무게의 경우 본체 390g, 포터블팩 150g으로 조금 묵직한 편이지만,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만 무게다.
<카카오미니C는 본체 하단에 외장 배터리인 포터블팩을 연결할 수 있다>(출처=IT동아)
포터블팩을 연결할 수 있는 점을 제외하면 전작과 디자인은 거의 흡사하다. 제품 전방위로 소리를 들려주는 2인치 크기의 스피커 유닛을 탑재해 시원시원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극도로 시끄러운 곳만 아니라면 야외에서도 음악이 선명하게 들린다. 제품 소비 전력은 20W에서 12W로 모바일 기기답게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스피커 출력은 동일하다. 전원 공급용 잭의 경우 AC 어댑터를 위한 원형 규격에서 USB-C 규격으로 변경되었다. 때문에 스마트폰용 충전기나 보조배터리로 카카오미니C를 충전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경우 카카오가 완전한 작동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12W 이상의 출력을 내는 충전기를 이용해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원 공급 장치는 USB-C 단자로 변경되었다. 본체에 바로 연결할 수도 있고, 포터블팩에 연결해 충전과 제품 사용을 함께 진행할 수도 있다>(출처=IT동아)
보이스 리모트는 외부에서 사용이 잦은 사용자를 위해 새롭게 추가된 액세서리다. 외부에서 음성 명령을 내리면 잡음이 섞여들어가서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럴때 보이스 리모트가 유용하다. 음성인식, 재생, 트랙 넘기기 등 세 가지 버튼을 탑재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음악 재생 및 다음 곡 넘기기 등 간단한 명령은 버튼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당연히 실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카카오미니C에게 조용히 음성명령을 내리길 원하는 사용자에게 효율적이다. 보이스 리모트는 카카오미니C 전용 제품이라 전작에서 이용할 수 없으니 주의하자.
<카카오미니C의 액세서리인 보이스 리모트>(출처=IT동아)
카카오미니C는 별도의 유심을 탑재해 데이터 연결을 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야외에서 사용하려면 와이파이 또는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을 활용해 인터넷에 연결해야 한다. 한 번 연결하면 기기가 설정을 인식해 쉽게 야외에서 이용할 수 있으니 사용에 앞서 미리 야외용 설정을 준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구글 홈과 카카오미니C의 크기 비교. 구글 홈이 살짝 더 큰 편이고, 카카오미니C는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출처=IT동아)
"헤이 카카오"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시작되는 스마트 라이프
<카카오미니C에 부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렌즈 피규어. 제이지와 튜브는 아직 없다. 비인기 캐릭터의 설움이다>(출처=IT동아)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카카오의 자회사 멜론과 연동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용자가 미리 설정해둔 재생목록 뿐만 아니라 특정 음악을 음성명령으로 찾아서 재생할 수도 있고,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좋아할만한 음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카카오미니C를 활용하면 이렇게 추천받은 음악을 야외에서 마음껏 재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헤이 카카오, 아이유 좋은날 들려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가수 아이유의 대표적인 명곡인 좋은날을 찾아서 재생해준다. 이렇게 특정 가수의 이름뿐만 아니라 "90년대 발라드 들려줘"라고 특정 조건으로 명령을 내려도 이를 알아듣고 해당 조건에 맞는 음악을 추천 재생해준다.
<카카오미니C를 이용하려면 먼저 헤이카카오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둘을 연동해야 한다>(출처=IT동아)
두 번째로 음성명령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헤이 카카오, 이상우한테 지금 당장 마감해라고 카톡 보내줘"라고 말하면 내 친구 목록에서 이상우를 찾아 '당장 마감해'라는 메시지를 보내준다. 이렇게 카카오미니C로 보낸 메시지는 상대방에게 카카오미니C에서 보낸 것이라고 표시가 함께 뜬다. 상대방과 음성통화를 하고 싶을 경우 "이상우한테 보이스톡 걸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굳이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없이 카카오미니C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새로운 메시지 있어?"라고 물어보면 지금 도착한 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카카오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기능도 눈에 띈다. 외출에 앞서 카카오미니C에 "강남역으로 가는 택시 불러줘"라고 말하면 집 앞으로 강남역행 택시를 불러준다.
<카카오미니C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모습>(출처=IT동아)
카카오미니C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답게 사용자의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도 척척 내준다. 오늘의 날씨, 버스 도착 시간, 마트와 백화점의 영업시간과 휴무일, TV 및 스포츠 중계 일정, 오늘의 주요 뉴스, 실시간 이슈, 주가 상황, 전 세계 시간, 간단한 계산 등을 음성으로 물어보고 답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일상 생활에 관련된 질문에도 위트있게 답변을 해주고, 재미있는 유머를 들려주기도 한다. 카카오미니C로 할 수 있는 일은 카카오 아이 홈페이지에서 더 확인할 수 있다.
지속적인 기능 강화... 생활밀착형 인공지능으로 사용자 삶에 스며들어
보이스 프로필을 이용하려면 헤이카카오 앱을 1.8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후 앱 설정 > 내 정보 > 보이스 프로필에 들어가 목소리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안내에 따라 사용자의 목소리와 닉네임, 이름, 생일 등을 입력하면 카카오 아이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이에 따른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내가 누구게"라고 물어보면 음성을 알아듣고 "강일용님이시네요."라고 답변을 한다.
카카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카카오미니C와 카카오 아이를 통해 일상을 좀 더 편리하게 바꾸려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해 인공지능 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미니C와 국내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강자 카카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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