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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옆 사진관]단풍 인생샷, 부끄러워 말고 연출하세요

입력 | 2018-10-29 20:19:00


장승윤 기자


가을 산에는 삼홍(三紅)이 있다. 산이 붉어 산홍(山紅), 물이 붉어 수홍(水紅), 그 물에 비친 낯빛이 붉어 인홍(人紅)이다. 이 멋진 광경을 사진으로 담아볼 수 없을까.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하고 물에 비친 단풍과 자신의 모습을 한 프레임에 담으면 인홍을 건질 수 있다. 언제까지 눈으로 사진을 찍고 밋밋한 사진만 찍을 것인가.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산에서 우리 모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가 돼 보자.

박영대 기자


○ 최적의 촬영 시기와 장소를 확인하라

멋진 단풍 사진을 찍기 위한 필수 요건은 타이밍이다. 10월 넷째 주, 이때의 한반도에는 찍기만 하면 작품 사진이 되는 곳이 많다. 경북 영주시 부석사 은행나무길에 가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서면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잎이 황금빛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린다. 부지런히 발품과 손품을 팔아 최적의 촬영 시기와 장소를 확인하면 좋은 사진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장승윤 기자


○ 빛의 방향을 고민하라

햇빛 상태에 따라 똑같은 단풍잎도 다른 색으로 표현된다. 순광은 빨간 단풍잎과 파란 하늘을 동시에 담을 수 있고 질감 표현에도 뛰어나다. 하지만 평면적이고 단순할 수 있다. 단풍잎은 빛을 아름답게 투과시키므로 역광과 사광을 이용하면 아름답고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헐레이션(빛 번짐)을 이용해 CF 속 한 장면도 가능하다. 역광을 찍는 각도에서 해를 프레임에 넣지 말고 걸치게 한 뒤 노출은 약간 밝게 한다. 이때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배경이 아웃 포커스 되므로 빛 번짐이 강조된다. 일출, 일몰 무렵의 1시간은 황금빛의 따뜻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골든아워’다.

홍진환 기자


○ 다른 피사체와 대비하라

단풍만 있으면 왠지 심심하다. 누군가, 무언가의 이야기가 사진 속에 담기면 훨씬 생동감이 넘친다. 평범한 기념 촬영은 기본, 계곡이나 호수 주변이라면 물에 비친 단풍과 자신의 모습을 한 프레임에 넣는 기술을 부려 ‘작품’으로 업그레이드해 보자. 자연스러운 시선과 움직임에 따라 셔터 찬스를 잡으면 색다른 사진도 만들 수 있다.

박영철 기자


○ 연출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가지고 있는 책을 이용해 단풍나무 아래에서 책 읽는 모습을 연출해 보는 것도 좋다. 카메라를 믿고 가식적으로 웃어도 보자. 많이 찍은 ‘가식’ 중에 ‘해맑음’ 사진 한 장만 건지면 된다. 떨어진 단풍은 그냥 찍지 말고 손으로 들어도 보고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 앵글 안에 적당한 위치를 잡아보자. 

다만 단풍나무를 꺾는 등 과도한 연출은 금지.

박영대 기자


○ 파노라마 기법을 적극 이용하라

단풍을 가장 멋있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다. 초광각렌즈를 사용하지 않고서야 카메라는 아무리 줌 아웃을 해도 우리 눈을 따라갈 수 없다. 분할선을 고려해 나란히 두세 장을 촬영한 뒤 포토샵에서 연결하면 된다. 요즘 나오는 미러리스 카메라나 스마트폰은 자동으로 파노라마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시원하고 웅장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