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인터뷰 연재로 대박…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태용 씨
‘스타트업 크리에이터’로 유명해진 김태용 씨(가운데)가 지난해부터 올린 많은 영상 중 ‘베스트4’로 꼽은 인터뷰 대상자는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이사, 폴 김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유호현 에어비앤비 엔지니어, 김성영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레이아웃 아티스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유튜브 화면 캡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스타트업 이야기를 전하는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태용입니다. 유튜브를 하는 개인 사업자 혹은 소상공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소속과 직함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일반 기업에 취직한 적이 없다. 대학 재학 중 세 번에 걸쳐 창업을 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쏟아지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무엇이 다를까’란 호기심으로 떠난 여행에서 동영상을 만든 게 지금의 명함이 됐다.
이듬해 그는 실리콘밸리를 다시 찾아가 성공한 한인 창업자들을 다수 만나고 ‘리얼밸리 시즌2’를 제작했다. 그가 꼽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기술 기반의 창업,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 형태가 많았다. 다양한 사람이 섞인 미국의 생소한 환경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개인보다는 기업을 상대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좋은 팀원을 뽑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회사의 가치와 목표에 공감하고 함께할 인재가 아니라면 자리가 비어 있더라도 사람을 뽑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운’에 민감하다. 사소한 행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생을 마감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계기로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업가 한 사람의 죽음에 전 세계가 슬퍼했고, 미디어에선 며칠씩 잡스의 소식을 다뤘다. 창업가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그때 처음 느낀 그는 두꺼운 잡스의 전기를 읽고 이메일 아이디를 ‘jobskim’으로 정했다.
“실리콘밸리 탐험을 하며 성공한 창업가들은 ‘상처투성이’라는 점을 발견했어요. 겉으로 드러난 성공이 0.5%라면 그것을 위해 99.5%의 실패가 필요하더라고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대학 강의나 기술 관련 비영리 강연회인 테드(Ted)를 통해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링크트인의 창업 멤버 리드 호프먼도 유명한 창업가들을 초청한 팟캐스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주죠. 성공한 창업가들이 후배 창업가들을 위해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문화가 한국에도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향후 진로를 묻자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방법을 고민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답을 찾아왔을까?
“뚜렷한 답을 찾았다기보다는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좀 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도 되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회사 없이도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굳이 직장에 가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