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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고이면 안되는데…국내 방사성폐기물 시설에 ‘바닷물’ 침투

입력 | 2018-10-30 09:57:00

[국감브리핑] 권칠승 “국내 방폐물 처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국내 유일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방폐물) 영구처분시설인 경주방폐장에 염분이 높은 바닷물이 스며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방폐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 사항에서 벗어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경주방폐장 동굴처분 시설에서는 하루 1300톤의 지하수를 퍼내고 있다.

권 의원은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담수 수준의 지하수가 아닌 해수가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방폐장이 해안과 가까운 데다가 처분시설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지하수를 통해 해수의 염소 성분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늘 제기되는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이 입수한 ‘2016년 제5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김무환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은 “생각보다 많은 해수가 들어왔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발언했다.

배수펌프와 관련해 당시 방폐장 설계를 맡았던 한전기술 관계자는 “설계 당시엔 일반 지하수를 기준으로 펌프 재질을 결정했다”고 했다. 공단이 해수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를 의뢰한 것이다.

실제 경주방폐장에서 발견된 물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수보다 높은 염수 성분이 검출돼 해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또한 경주방폐장 동굴처분시설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해수용 콘크리트가 아닌 일반콘크리트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권 의원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확인한 결과, 일반콘크리트에 물과 일부 강화제료의 비율만 조절해 강성만 높인 콘크리트가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폐장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한 IAEA 권고사항에서 벗어난 것이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1년 아세지역의 중저준위방폐장에 균열과 지하수가 발견되자 10년간 약 6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사용 중이던 방폐장을 폐쇄하고 방폐장 내부에 처분된 방폐물을 꺼내기로 결정했다.

권 의원은 “경주방폐장의 배수설비들은 60년을 고려해서 설계했고, 이후에는 배수 관련 대책이 전무한 상태”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방폐물 처분에 대해 산업부와 원자력계는 심각성을 깨닫고 정확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