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학교 측에 이르면 31일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비대위는 앞서 18일 학교 측에 전 교무부장 A 씨와 쌍둥이 자매의 징계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30일 본보가 입수한 공개질의서에는 총 10개 항목의 질문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인 5개는 A 씨와 쌍둥이 자매의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비대위는 △A 씨와 쌍둥이 자매를 아직도 무죄라고 생각하는지 △이번 사태는 A 씨의 단독 행동이 확실한지 △A 씨의 파면과 쌍둥이 자매 퇴학은 언제 이뤄질 계획인지 등이 질의에 포함됐다. A 씨는 현재 직위해제 상태에서 출근하지 않고 있다.
특히 비대위는 두 학생의 성적은 조속히 0점 처리하고 이를 반영해 다른 학생들의 등수를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시험 도중 휴대전화 벨만 울려도 0점 처리가 되는데, 혐의와 증거가 드러나고 있는 쌍둥이들의 성적을 0점 처리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또 ‘상피제(교사인 부모와 고등학생인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게 하는 것)를 왜 당장 실시하지 않는지’ 등에 관해 질의했다.
비대위는 200여 명의 학부모·졸업생이 참여하고 있는 2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임에서 본인의 신분을 공개한 학부모 9명과 졸업생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100년 역사의 숙명이 이젠 성적 비리의 대명사가 돼 오명으로 얼룩진 치욕을 경험하고 있다”며 “교육자의 양심으로 성심껏 답변해 달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