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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들 “집단 휴업-폐원은 않겠다”

입력 | 2018-10-31 03:00:00

한유총 4500명 비공개 대토론회, “박용진 3법 통과되면 개별 폐업”
정부 “탈세 혐의땐 세무조사”, 학부모단체는 한유총 檢고발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전국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검은색 옷을 맞춰 입었다. 고양=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앞으로 조직적인 집단휴업이나 폐원은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집단행동을 하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리 유치원 파문과 관련해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일명 ‘박용진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개별적으로 휴업이나 폐원을 하겠다는 사립유치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유총은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토론회에는 사립유치원 설립자, 원장, 교사 등 4500여 명이 모였다. 사설 경호업체와 한유총 관계자들은 외부인과 언론사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한유총으로부터 스티커를 받은 유치원 관계자들만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공성 강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자신들이 비리 집단으로 몰린 억울함을 성토하며 유치원의 재산을 지키는 방안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폐원”이라고 여러 차례 구호를 외쳤다. 다른 참석자는 “교육청에서 폐원 신청 서류를 받아가는 것만으로도 교육당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현장 설문조사 결과 ‘폐원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리 유치원에 횡령죄를 묻기 위해 유치원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 유치원 설립자가 원장을 겸직하지 못하게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학교 급식에 유치원을 포함시키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23일 발의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탈세 행위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국세청과 교육청 감사, 비리 신고 조사결과에 대한 세무조사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 40% 조기 달성’을 위해 2022년까지 사립유치원 40곳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고, 초등학교 신설 시 병설 유치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은 18%인데, 이를 40%까지 올리려면 현재 850개인 공립 유치원 학급을 1640개로 늘려야 한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정부가 주최하려던 유치원 관련 토론회를 집단행동으로 파행시킨 혐의로 한유총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양=조유라 jyr0101@donga.com / 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