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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베트남 투자 ‘질적 제고’ 예상…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할듯

입력 | 2018-10-31 16:19: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에 대한 지속적 투자 확대를 약속하면서, 향후 삼성의 베트남 투자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푹 총리는 삼성 측의 그동안 투자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production hub)일뿐 아니라 전략거점(strategic hub)가 될 수 있기를 요청했다.

특히 삼성의 부품 공급망(supply chain)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 현지 생산 법인에서 200여개의 협력업체를 선정했지만 자국 기업의 수는 손에 꼽힐만큼 적었고 대부분 외국기업이었다는 점이 베트남 정부의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 측은 협력업체 선정에 있어 일부러 베트남 기업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삼성 측의 높은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킬만한 베트남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베트남 정부와 현지 산업계에선 인재 확보와 기술 이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 부회장이 푹 총리와의 면담에서 인력 및 부품 공급 분야에서 베트남 기업과 더 많이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엔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은 베트남에 생산투자에만 집중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지원산업 발전과 (부품) 국산(베트남)화 비율 증가는 삼성의 바람이기도 하다”면서 “인력, 부품 공급 분야에서 베트남 기업과 더 많이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그 동안 제조기지 역할만 했던 베트남에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을 연구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며 베트남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앞서 하노이를 중심으로 3억 달러를 투자해 모바일 R&D 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 말엔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첨단 가전을 연구하는 ‘삼성 호치민 R&D 센터(SHRD)’를 개소했다. SHRD는 삼성전자 소비자 가전 복합단지가 있는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위치하며, 연구원 400여명이 상주한다. 삼성은 이곳에서 세탁기·냉장고·청소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AV 기기 등 주력 가전제품을 개발한다.

또 삼성전자는 호치민 가전복합단지에서 동남아 최대 규모 B2B 종합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관은 전시장 500㎡, 교육센터 200㎡로 총 면적 700㎡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관을 베트남뿐 아니라 동남아 전 지역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최첨단 B2B 솔루션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푹 총리 면담에서 나온 대화의 포인트는 베트남 측이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의 투자를 요청한 것”이라며 “베트남 총리가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 대한 삼성 측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뿐 아니라, 자국이 미진한 부분인 반도체, 인프라, 금융, 정보기술(IT) 개발에 대한 삼성의 협력과 관심을 당부한만큼 삼성 측도 베트남 정부를 지원할 아이디어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