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년’ 학술대회… 리궁중 中 난징대교수 기조연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일본군이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길을 차단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국의 3·1운동은 중국인이 민족 독립을 추구하고 국가 형성(nation-building)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참조할 대상으로 점차 중국의 민족 혁명 담론에 편입됐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완상)와 한국사회사학회(회장 정일준)는 2, 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3·1운동 100년, 한국 사회전환의 시공간 지평’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3·1운동이 근·현대 한반도와 동아시아 사회의 문명사적 전환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조연설을 맡은 리궁중(李恭忠) 중국 난징대 교수는 “3·1운동은 중국의 거울이 됐다”며 “독립국가 개념 형성에 중요한 촉매였고 지속적으로 중국인에게 격려를 줬다”고 밝혔다. 리 교수는 미리 공개한 연설문 ‘거울로서의 이웃 나라: 현대 중국 민족주의 담론에 나타난 3·1운동’에서 당시 중국 신문기사와 시평, 민족·계급혁명 담론에 드러난 3·1운동의 모습을 검토했다. 그는 “3·1운동은 중국의 5·4운동(1919년 학생 시위로 촉발돼 일제에 맞선 민족운동)의 본보기와 전주곡 역할을 했으며 20세기 전반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김학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발표문에서 3·1운동의 중요성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대립했던 냉전 이전 근대 민족주의 독립운동’으로 평가했다. 그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한반도 분단 이전 기억을 되살리는 한편 아시아적 차원에서 한반도 문제의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 유선영 성공회대 교수는 ‘3·1운동 이후의 전회(轉回)들: 식민지민의 보편적 인류 되기의 역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3·1운동 전후 동아시아 지역변동 속의 조선 식민지의 특수성’(백승욱 중앙대 교수)과 ‘3·1운동의 기억과 한국 민주화운동’(오제연 성균관대 교수) 등의 발표도 진행한다.
정일준 회장(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은 “공간적으로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 시간적으로는 이후 100년을 대상으로 3·1운동의 의미를 조망하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완상 위원장은 축사에서 “3·1운동의 역사적 함의를 되새기는 걸 넘어 21세기 한국 사회의 향방과 전망을 밝히는 단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