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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뚜렷해지는 ‘매물 잠김’…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나

입력 | 2018-11-04 06:02:00


 9·13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이 계속되면서 향후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의 9.13 대책 등 잇따른 고강도 규제 탓에 부동산시장의 과열 분위기가 진정되면서 ‘매물 잠김’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증여와 임대주택 등록에 나서면서 이 같은 매물 잠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을 팔기보다 증여나 임대사업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매물은 늘지 않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서 올해 9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증여건수는 1만16000건.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지난 10년간 증여건수가 매해 2000~4000건에 불과했지만 올들어 급등했다.

또 9.13대책 이후 임대주택사업자 신청자가 지난 9월 전달보다 3배 급증했다. 9월 한달간 신규 등록한 임대사업자자는 2만6000여명. 지난해 9월보다 260%, 전달보다 210% 증가했다.

집값이 주춤하고 정부의 종부세 인상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집값이 약세나 약보합세를 보여도 파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에 아파트 4채를 보유한 한모(55)씨는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계속된 규제 정책이 부담스러워 지난 9월 임대사업자 등록을 마쳤다”며 “일단 아파트를 내놓기보단 연말에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담으로 매도를 꺼리고 향후 정부정책에 대한 후속 조치 등에 대한 눈치 보기 양상이 지속되면서 매도 물건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지금처럼 매물 잠김이 계속되면 집값을 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물 부족으로 인해 하락세로 접어든 부동산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의 계속된 고강도 처방에 다주택자들도 버티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에 대해 세금을 늘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은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토해 내놓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연말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바꿀 변수가 있다.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 기준 금리 인상이 맞물린다. 보유세 개편안 확정과 정부의 3시 신도시 추가 공급대책이 구체화되는 연말에는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매물 부족으로 호가가 올라가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올해안에 정부가 발표할 3기 신도시 공급대책의 실효성에 따라 향후 집값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에게 신규 주택이 꾸준히 공급되는 신호를 줘야 매물 잠김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으로 당분간 부동산시장은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까지 약세나 약보합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기준 금리 인상과 3기 신도시 공급 대책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며 “정부의 3시 신도시 공급 대책에 의미 있는 내용이 얼마나 담기냐에 따라 향후 집값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