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성일의 빈소에서 취재진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내 엄앵란과 함께한 54년
“수많은 영화에서 신랑 신부 역을 해온 ‘스타’들이지만 진짜라 그런지 홍조 띤 얼굴에는 당황한 빛조차 있었다.”
1964년 11월14일 오후 2시 톱스타 신성일(당시 28)·엄앵란(29)이 서울 워커힐에서 결혼하며 빚어낸 풍경을 당일 동아일보는 이렇게 전했다. 두 사람의 이날 결혼식을 보기 위해 수천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그로부터 54년, 하지만 남편 신성일은 결혼기념일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4일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부침 많은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올해 3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1970년대 중반부터 별거해왔다고 고백했다. 신성일은 2011년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를 내놓으면서 아나운서였던 고 김영애를 한때 사랑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