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왼쪽)-구자철. 스포츠동아DB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호주(17일)~우즈베키스탄(20일·이상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어질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26명)을 5일 공개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 강호들을 스파링 파트너로 섭외했다. ‘주장’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사전 협의에 따라 호주 원정에 동행할 수 없고, 병역특례 봉사활동 논란으로 대표팀 자격을 영구 박탈당한 장현수(27·FC도쿄)도 제외됐다. 여기에 예상 밖으로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까지 빠지면서 벤투 감독은 9~10월 A매치 소집과 비교해 상당히 큰 폭의 변화를 줬다. 대표팀은 12일 소집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브리즈번으로 출국한다. 세 가지 키워드로 11월 소집명단을 분석했다.
● 컴백
이청용(30·보훔)과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이 8월 벤투 감독의 부임 이후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다. 구자철은 10월 A매치 시리즈를 앞두고 ‘벤투호 2기’ 소집명단에 포함됐으나 급성신우염으로 제외된 바 있다. A매치 79경기(8골)에 출격한 이청용은 5월 온두라스 평가전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소속 팀에서의 불편한 상황이 결정타였다.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에서의 시간은 악몽이었다. 그런데 독일 분데스리가2에서 분위기를 바꿨다. 꾸준한 출전, 공격 포인트를 착실히 쌓고 있다. 최근 두 경기 도움 4개로 맹위를 떨쳤다. 벤투 감독은 “취임 후 관련 정보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합류할 선수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구자철도 부상을 털고 정상 컨디션으로 향하고 있다. 올 시즌 한 골에 머물고 있으나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그는 벤투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멀티 자원이다. 검증된 실력에 경험까지 갖춘 베테랑들의 컴백은 대표팀에 시너지를 불어넣는다.
김영권(왼쪽)-김민재. 스포츠동아DB
● 새판
장현수가 사라진 수비라인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특히 중앙수비진을 다시 꾸려야 한다. 현재로서는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김민재(22·전북 현대)의 조합이 유력하지만 경쟁자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정승현(24·가시마 앤틀러스)의 역량과 가능성은 기존 멤버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공중 볼에 약하다는 이유로 잠시 전열을 이탈한 권경원(26·톈진 취안젠)의 잠재력도 우수하다. 박지수(24·경남FC)도 언제든지 출격이 가능하다.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좋은 팀일수록 수비진을 어지간해서 바꾸지 않는다. 벤투 감독 역시 김영권-장현수를 가장 선호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단기 토너먼트에는 경고누적(혹은 퇴장), 부상 등 변수가 많다. 체력안배도 필요하다. 플랜B까지 다져야 할 대표팀이다.
전남 이유현-FC 리퍼링 김정민-광주FC 나상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FC 리퍼링·광주FC
● 신입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삼총사가 A대표팀에 합류한다. 윙백과 풀백을 오가며 오른쪽 측면에 특화된 이유현(21·전남 드래곤즈), 다용도 미드필더 김정민(19·리퍼링), 공격수 나상호(22·광주FC) 등 3명이 처음 발탁됐다. 10월과 비교해 6명의 얼굴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달한 수치다. 벤투 감독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논란을 감수하고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를 제외한 만큼 소신이 뚜렷한 그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고민할 기회”라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