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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 카메라-포토프린터의 반란

입력 | 2018-11-06 03:00:00

가볍고 편리한 전자기기 선호 늘어 인기 부활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카메라와 음향기기 분야에서 최근 편리함을 앞세운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루투스 헤드폰(위 사진), 콤팩트 카메라(캐논 EOS M3·가운데 사진), 실물 사진을 뽑을 수 있는 폴라로이드(아래 사진) 등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각 업체 제공

서울에 사는 회사원 이모 씨(32·여)는 최근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를 구입했다. 얼마 전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이 씨는 가지고 다니기 간편한 카메라를 찾던 중 콤팩트 카메라를 샀다. ‘똑딱이 카메라’라고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는 렌즈의 초점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무게가 가벼워 2000년대 중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이후 화소 등에서 성능이 더 좋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가 보급되며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콤팩트 카메라의 성능이 점차 개선되며 똑딱이 카메라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이 씨는 “렌즈를 갈아 끼우거나 조절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영상 품질은 만족스러워 여행갈 때 콤팩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카메라와 음향기기 분야에서 최근 편리함을 앞세운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무게가 가볍거나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DSLR 카메라에 비해 무게가 가벼운 콤팩트 카메라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의 콤팩트 카메라의 매출은 올 1∼9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8% 증가했다. 그중 100만 원 이상의 콤팩트 카메라의 매출은 같은 기간 138% 올랐다. 이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일이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많이 추천되고 있는 ‘캐논 EOS M3’ 콤팩트 카메라의 무게는 350g가량으로 일반적인 DSLR 카메라의 절반 정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콤팩트 카메라로 사진이 아닌 동영상을 찍는 사람이 많다 보니 고사양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도 사용하기 편리해 주목받는 사례다. 이마트의 올 1∼9월 블루투스 이어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1% 올랐다. 음향기기 전체 품목이 같은 기간 10.8% 매출 증가를 보인 것에 비해 아주 높은 수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한 번 쓴 고객들은 선이 있는 제품을 쓰기 번거로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경우 블루투스 이어폰 종류를 지난해보다 50% 더 늘리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외에도 사진관까지 가지 않고도 실물로 된 사진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포토프린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사진이 아닌 인화된 사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인화한 사진을 인증하는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여름 포토프린터인 ‘포켓 포토스냅’을 출시하며 후지필름과 폴라로이드가 양분한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