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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시민이 ‘교통약자 환승지도’ 만든다

입력 | 2018-11-06 03:00:00

서울시, 시민사회와 OGP 과제 추진




서울시가 협동조합, 비영리단체 등과 협업해 공공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모범 사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시민 정책 참여를 늘리는 국제협의체인 ‘열린정부파트너십(OGP·Open Government Partnership)’ 회원 도시 자격으로 제안한 과제를 실천하고 나선 것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와 시민사회단체들은 8월 OGP에 제출한 실천과제 세 건에 대한 추진에 지난달 본격 착수했다. 2년이라는 과제 수행 기간에 맞춰 2020년 8월까지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세 가지 실천과제 중에는 장애인 이동권 콘텐츠 협동조합 ‘무의(Muui)’와 손잡고 지하철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지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가장 눈에 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일반인과 달리 휠체어 리프트나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이들이 지하철에서 이곳저곳으로 헤매지 않도록 전용 이동경로를 담은 지도를 만들겠다는 것. 단순 지도가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에 데이터를 탑재해 지속적으로 자료가 갱신되도록 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말까지 장애인 이동권 콘텐츠 협동조합이 기존에 자체적으로 연구한 41개역 160여 개 구간의 환승지도를 서울시의 실내공간정보시스템과 결합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020년까지 역 수를 60∼70개로 늘리고 구간도 240∼280개로 늘릴 계획이다. 환승 경로를 조사하는 작업은 자원봉사자, 은퇴 어르신을 주축으로 한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은 “지도 제작 프로젝트는 서울시 도심권50플러스센터 소속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의 노력으로 만들어 왔다. 이번 프로젝트로 서울시와 함께 장애 인식 개선 확산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빅 해킹(civic hacking)’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있다. 시빅 해킹이란 시민들이 직접 나서 정부의 공개 데이터를 빠르고 창의적으로 가공해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자는 일종의 사회운동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병했을 때 시민들이 나서 직접 ‘메르스 지도’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비영리단체 오픈넷이 제안한 구상이다.

서울시는 또 올해 네 차례 국내외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데이’를 연다. 10월에 1차 회의를 연 데 이어 5일에는 대만의 시민 기술 커뮤니티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하는 2차 회의를 연다. 시민들이 공공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활동, 각종 포럼과 대회 개최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돕는 컨설팅 업체인 에어블랙과 함께 청년들이 만든 스타트업 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과제도 추진된다. 5∼10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을 위한 수출 솔루션을 만들어주고 공략 타깃 도시도 선정해준다. 현재 12월까지 5개 스타트업의 영문 홍보 자료를 제작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4월 국내 도시 중 처음으로 OGP에 가입했다. 지난해 시범 도시로 참가해 4개 과제를 수행했고, 올해부터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