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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 정의선-이재용, 미래車 글로벌 협업 본격화하나

입력 | 2018-11-06 06:43:00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그룹 총괄 부회장이 글로벌 IT·자동차 산업 융합 트렌드 선도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글로벌 자동차 5위인 현대차그룹이 커넥티드, 자율주행, 전동화 등에서 속속 협업을 이어가면서 커넥티드카·자율주행·전동화 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미래차 시장을 한국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는 5일 서울 압구정동 ‘비트360’에서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과 박병대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간 제휴 마케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내년 초부터 기아차 고객에게 최적화된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갤럭시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폰에는 고객 디지털 경험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 맞춤형 솔루션 ‘녹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 적용된다.

이달 말에는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KT의 협업으로 탄생한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용 자율주행 기술이 공개된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KT는 이달 하순 경기도 화성에 조성되는 자율주행실증도시 준공식에 맞춰, 관련 기술을 시연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자동차와 주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삼성전자는 3.5㎓ 대역 5G 네트워크 장비를, KT는 5G통신망을 담당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공을 들여온 고성능 ‘N’ 시리즈 중 하나인 ‘i30 N라인’에는 삼성의 오디오 계열사 하만 인터내셔널 제품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서도 삼성 SDI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과거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해 왔다. 특히 1980년대 전자에 매진하던 삼성이 90년대 후반 자동차산업에 진출하고, 외환위기 이후 이를 프랑스 르노그룹에 매각한 후에는 양 그룹간 견제심리가 더 커졌다. 두 그룹간의 협업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세인 이건희-정몽구 회장에서 3세인 이재용-정의선 부회장으로 그룹 운영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며 두 그룹의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용·정의선 부회장은 학연 등이 겹치지는 않지만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후계자로, 나이도 두 살 차이로 비슷해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할 경우 전화를 하거나 이런 저런 인연으로 가끔 만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택 역시 모두 서울 한남동으로 이웃사촌이다.

지난 8월 삼성전자와 기아차간 대규모 공동마케팅이 양 그룹간 협업의 시작이었다. 앞서 삼성전자 출신인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6개월 내에 삼성전자와의 협력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그룹 역시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올 들어 외부행사에서 사용하는 차를 쌍용 체어맨에서 현대차 제네시스 EQ900으로 바꿨다.

지난 8월 전장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을 당시 ‘완성차 사업 재개설’이 불거지자 이를 즉각 부인한 것 역시 현대차그룹이 불편해할 것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양 기업이 서로 견제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며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재계 1, 2위간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