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디플리
당신이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이의 엄마라고 해보자. 갑자기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젖병을 물려볼 수도 있고, 기저귀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아이를 안고 재워볼 수도 있다. 그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운이 좋으면 첫 번째 시도가 성공하겠지만, 모든 시도를 다 했는데도 아이는 여전히 울고 있기도 한다. 실제로 갓난아기를 둔 초보 부모들은 하루에도 몇 십 번씩 이런 상황을 마주한다. 너무나도 어려운 아기의 울음소리, 어떻게 알아들을 수 없을까?
음성 분석 AI 스타트업 '디플리’는 이런 고충을 겪고 있는 초보 부모들을 위해 인공지능 육아 도우미 서비스 '루미(가칭)'를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디플리는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아기 울음소리를 녹음해, 일반적인 소음과 아기의 음성을 분리한 뒤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로 아기 울음소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기의 의사표현을 배고픔, 졸림, 불편함, 트림, 아픔, 온습도 문제 등 여섯 가지로 추려냈다. 디플리는 이 기술을 사물인터넷 (IoT) 기기에 적용해 아기 주위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부모에게 아기의 의사를 전달하는 인공지능 육아 도우미, '루미'를 개발했다.
디플리는 추출된 음성이 어떤 감정과 상태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 산후조리원 등에서 아기 음성 데이터 10만 개를 모으고, 이를 AI를 이용해 각 유형마다 나타나는 음성의 특성을 찾도록 했다. 현재 정확도는 내부 실험 결과 90% 수준이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는 것이 디플리 측의 설명이다.
디플리는 '루미'로 미국시장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북미를 기준으로 베이비 모니터링 시장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더 나아가 디플리는 인간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비언어적 음성 신호를 통해 분석하여 헬스케어나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수지 디플리 대표는 "이미지 분석 전문가에 비해 소리 분석 AI 전문가는 압도적으로 숫자가 적다. 디플리의 소리 분석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인간의 비언어적 요소와 문맥을 분석해 발화자의 감정과 건강 상태 시그널까지 AI 분석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있는 디플리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 7월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뉴플라이트'로부터 3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