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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틀째 쿠바 의장 밀착 영접…스킨십 외교

입력 | 2018-11-06 10:41:00

文대통령 때와 닮은 부분 많아…관례로 굳어지나
노동당 본부서 담화·만찬 “한가정처럼 단란·친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평양에 도착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항에서 맞이하고 백화원영빈관에서 회담했다고 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11.5/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 중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이틀째 극진히 대접하며 ‘스킨십’ 외교를 펼쳤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11월5일 오후 디아스카넬 동지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 초청하시어 또다시 뜨거운 상봉을 하시고 따뜻한 담화와 만찬을 함께 하셨다”고 밝혔다.

전날(4일) 백화원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노동당 청사에서 두 번째로 ‘공식’ 대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는 북한 체제의 심장부로 꼽힌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에게 노동당 청사를 소개한 뒤 면담실에서 “한가정처럼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누고 친교를 두터이 했다”며 “담화는 격의 없는 동지적 감정 속에 오랜 시간 이어졌다”고 전했다.

양 정상 내외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만찬도 가졌다. 통신은 “두 지도자 내외분들 사이의 만남은 시종 친근하고 우애의 정이 넘쳐흐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양 정상 내외는 이어 능라도 5월1일경기장 주석단에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공연에서는 ‘불패의 조선-쿠바 친선 만세!’ 등 문구와 쿠바 민속무용이 펼쳐졌다. 쿠바 대표단을 위해 내용을 일부 각색한 것이다.

외교 관례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이 디아스카넬 의장과 파격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의장은 방북 첫날 공항 환영행사, 백화원영빈관까지의 카퍼레이드, 백화원영빈관 숙소 안내, 단독 정상회담, 예술공연 관람, 환영만찬을 함께했다.

이틀째인 5일에도 담화와 만찬, 대집단체조 공연 관람을 이어가며 ‘밀착 행보’를 보였다. 확인된 디아스카넬 의장의 단독 일정은 만수대창작사 참관뿐이다.

이러한 일정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와 대동소이한 것이기도 하다.

첫날은 문 대통령과 디아스카넬 의장의 일정이 완전히 같았고 둘째날엔 김 위원장과 담화(회담)와 만찬, 대집단체조 공연관람을 함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정뿐 아니라 의전 면에서도 환영행사에서의 21발 예포·명예위병대 사열·1호 환영곡 연주, 카퍼레이드 때 상석 양보 등 유사한 게 많았다.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그림자처럼 의전을 챙긴 것도 같다.

이 때문에 주요 외국 정상이 평양을 방문했을 땐 가능한 많은 시간을 함께함으로써 최대한 성의를 표하고 스킨십을 늘리는 것이 김 위원장의 외교 스타일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문 대통령이나 디아스카넬 의장 방북 때 보여준 의전 등의 상당 부분이 향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때도 되풀이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문 대통령과의 9월 평양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여서 지금으로선 ‘전례’가 많지 않다. 김 위원장의 ‘스킨십 외교’가 관례로 굳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문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환대는 디아스카넬 의장 때와 비교해도 극진했다고 볼 부분이 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방문 2일 차 때 옥류관에서 오찬을 함께했으며 저녁에는 문 대통령이 원했던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 식사자리에 합류했다. ‘빛나는 조국’의 공연명을 언급하지 않았고 15만명 북한 관중에게 문 대통령이 연설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