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티브 비건도 뉴욕행”…실무협상 실시 가능성 핵 신고·임의사찰·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 ‘담판’ 예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 2018.5.29/뉴스1
오는 8일로 확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간 회동은 한동안 정지 상태가 이어졌던 북미 대화가 다시 속도를 내는데 있어 중요한 고비로 평가된다.
동창리와 풍계리, 나아가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사찰과 대북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들에 대한 담판을 통해 내년 초로 굳어지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오는 8일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7일 4차 방북에서 이뤄졌던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회담에 배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시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부위원장이 북미간 대화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 완화 문제에서 양측이 충돌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시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김 부위원장은 6·12 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도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비핵화와 관련 ‘최종 담판’을 벌인 바 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으로 직행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 부위원장이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방미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려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에 뉴욕에서 비건-최선희간 실무협상이 실시되고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2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타진한다면, 비핵화 협상은 다시 급물살을 타 내년 초로 굳어지고 있는 정상회담 개최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 정상회담이 해를 넘길 경우 비핵화 협상은 자칫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관건은 ‘핵 신고’와 자진 신고한 부분 외에 임의로 지정한 시설까지 들여다보는 ‘임의 사찰’이 북한이 수용할 지 여부다.
북한은 과거 북핵 협상들에서 끝내 ‘임의 사찰’을 수용하지 않았다.
풍계리와 동창리는 별다른 부대 시설이 없어 임의 사찰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사찰의 첫 사례로서 향후 영변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핵 신고’ 역시 설사 미국이 전체적인 신고는 뒤로 미루는 것을 수용하더라도, 방대한 영변 시설의 완전한 폐기·검증을 위해서는 그간 시설 가동 내역과 결과 등에 대한 북한의 자진 신고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