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성일 영결식 150여명 마지막 인사 끝내 눈물 참은 아내 엄앵란씨 “집에 가 이불 쓰고 실컷 울겠다… 다시 살라면 선녀처럼 공경할것” “영화계 지켜주소서” 눈물의 배웅… 7일 영천 자택서 추도식후 안장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신성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참 영정 사진을 보니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이 세상 떠나는 당신, 울면서 보내고 싶지 않아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6일 엄수된 배우 신성일의 영결식에서 아내 엄앵란 씨(82)는 눈물을 참았다. 분향과 헌화를 마친 엄 씨는 마지막 인사말에서 “(제가) 울면 망자가 마음이 아파 걷지 못하니, 밤에 집으로 돌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실컷 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희로애락도 많지만 그간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남편이 다시 태어나 함께 산다면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지만 늦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추모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댁에 계신 부인들에게 잘하시라. 그러면 기쁨이 온다”고 덧붙였다.
영결식에는 엄 씨를 비롯한 유가족 및 친지와 원로배우 신영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장호 정진우 감독,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배우 이덕화 독고영재 김형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에게 영원한 작별 인사를 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은 “큰 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육신이 사라지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라며 “고인은 한국 영화의 전설이자 신화였다. 이제 하늘의 별이 되었으니 우리 영화계를 잘 보살펴 달라”고 애도했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신성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아내 엄앵란 씨가 운구차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7일에는 경북 영천시 괴연동 고인의 한옥 자택 ‘성일가(星一家)’ 정원에서 추도식이 거행된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사무국이 주관해 추도식과 추모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대구 출신인 고인은 2008∼2013년 DIMF 이사장을 지냈다.
유해는 자택 정원에 안장되며 봉분은 하지 않는다. 고인은 2008년 10월부터 지인의 소개로 이곳에 한옥을 지어 살아왔다. 2011년 결혼 47주년을 기념해 심은 벚나무 5그루가 있다. 고인은 평소 지인들에게 “죽고 나면 이곳에 묻어 달라”고 말해왔다. 영천은 보현산 천문대가 있는 곳으로 별빛이 잘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 영화의 별 신성일은 영천의 별빛 아래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김민 kimmin@donga.com / 영천=박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