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단, 수사결과 발표 “참사 당시 박근혜 지지율 올리려 세월호 TF 만들어 유가족 사찰”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사찰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청와대 보고 문건에 TF 운영 목적을 ‘VIP(박근혜 당시 대통령) 지지율 회복’으로 명시한 것이 드러났다. 기무부대원에겐 “실종자 가족으로 위장하라”고 지시한 것도 밝혀졌다.
‘기무사 의혹 군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직후부터 운영하던 세월호 TF를 5월 13일 증편했다. 바로 직전 기무사가 5월 10일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에는 ‘VIP 지지율 회복’ ‘6·4 지방선거 이전 국면전환을 위한 출구전략 마련’이 TF 증편 및 운영 목적으로 명시돼 있었다고 특수단은 밝혔다.
치밀하게 유가족 사찰 방법을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4월 21일 광주·전남지역 기무부대원들에게 발송된 ‘부대장 지시사항’이란 이메일에는 진도체육관 등 유가족들이 있는 현장에서 통화 및 문자 보고 시 △‘충성’ 구호 등 군 관련 용어 사용 금지 △유가족으로 신분 위장 등 신분 위장용 활동 지침이 담겨 있었다.
기무사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위한 별도 TF를 구성해 6월 28일∼7월 21일 경기 용인 등 13개 지역에서 유병언 추종자 등을 상대로 2만2000여 건의 무차별 불법감청을 한 것도 드러났다.
TF는 당시 청와대 주요 직위자 B 씨에게 감청 내용 등 활동상황을 수시로 보고했다. B 씨는 “기무사는 최고의 부대”라며 독려했다고 한다. 특수단 관계자는 “B 씨가 기무사에 사찰이나 관련 작전을 지시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향후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