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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수석’ 업무조정, 경제정책 쇄신 예고? 정책실장 기용 포석?

입력 | 2018-11-07 03:00:00

[靑정책실 업무 개편 추진]부동산-원전, 경제수석실로 이관




장하성 뒤에 김수현-윤종원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한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왼쪽) 뒤로 차기 정책실장 물망에 오르는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가운데)이 앉아 있다. 김 수석 옆은 윤종원 경제수석비서관. 뉴시스

‘경제 투톱’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청와대가 탈(脫)원전 정책에 이어 부동산 정책을 대통령사회수석실에서 경제수석실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제 정책 쇄신 필요성이 불거진 가운데 ‘왕수석’으로 불린 김수현 사회수석이 맡아왔던 에너지·부동산 정책을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수석실로 옮기겠다는 것.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윤종원 경제수석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김수현 사회수석의 정책실장 이동을 감안한 선제적 조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김수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사라졌던 노무현 청와대의 직제인 정책실을 부활시켰다. 그리고 업무 조정을 통해 사회수석실 산하에는 부동산, 탈원전, 교육, 문화 등 핵심 정책 이슈를 포진시켰다. 김 수석에 대해 ‘왕수석’이라는 표현이 나왔던 이유다. 집권 이후 김 수석은 탈원전 드라이브의 최전선에 섰고, 부동산 대책을 총괄했다. 김 수석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도 정책 라인의 핵심으로 근무했다.

이에 따라 직제상 사회수석 앞에 있었던 일자리수석, 경제수석의 입지는 당초 예상보다 위축됐다. 현 청와대 직제표에 따르면 정책실장 산하 수석의 순서는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 순이다. 하지만 6월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교체될 때도 김 수석은 정책실 수석 중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김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시장에서는 “실제 경제 정책을 주무르는 것은 김 수석이다”는 말이 나왔다.

○ “정상화 차원”이라는 靑

김 수석이 맡았던 민감한 업무들은 최근 들어 이양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6일 “애초부터 파급력이 큰 이슈는 사회수석실만 관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석실과 함께)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원전 TF는 사회수석실뿐만 아니라 경제수석실도 관할해왔고, 시장 경제에 직격탄을 미칠 수밖에 없는 부동산 문제 역시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이 함께 논의해 왔다는 것이다. 이른바 ‘왕수석’에게 모든 것이 집중된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부동산 문제는 물론이고 원전 문제도 경제 논리에 입각해서 살펴야 하고, 그에 따라 경제수석실 산하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이슈다 보니 사회수석실 관할이었지만,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경제수석실로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수현 정책실장’ 위한 사전 정지작업 논란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공교롭게 왜 지금 부동산 탈원전 업무를 사회수석실에서 경제수석실로 옮기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타이밍이 민감하다는 것. 김 수석은 교체가 유력한 장하성 정책실장의 후임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를 거쳐 대선 캠프를 함께한 김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상상 이상”이라며 “장 실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를 대신해 가장 믿을 만한 카드는 김 수석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의 정책실장 임명에 앞서 사전 교통정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야당은 김 수석의 정책실장 임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수석의 정책실장 임명에 대해 “최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도대체 누구인지,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고용노동부인지 일자리수석인지,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국토교통부인지 사회수석인지 정말 헷갈린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지표 악화의 책임에서 김 수석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민감한 원전, 부동산 문제를 사회수석실에서 경제수석실로 이관한 것도 결국은 김 수석의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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