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허가·확장 과정에서 수억을 챙기고 8년간 잠적한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은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교육감은 체포 당시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최규호가 맞냐”는 검찰 수사관들의 말에 “네”라고 짧게 대답하고,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은 지난 6일 오후 7시20분께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한 식당에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전 교육감을 붙잡았다고 7일 밝혔다.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3차례에 걸쳐 총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였던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 최 전 교육감의 변호인으로부터 “9월 12일 출두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지만,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출두하지 않은 것은 물론 변호인과 연락마저 끊고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뒤늦게 최 전 교육감에 대해 출국금지와 지명수배 조치를 내리는 한편 검거 전담팀을 구성해 다방면에 걸친 검거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이처럼 최 전 교육감의 행방이 전혀 파악되지 않으면서 비호·은신설, 신변이상설, 외국 밀항설 등 갖은 추측이 난무했다.
실제 지난 4월에는 최 전 교육감의 장례가 전주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는 낭설이 퍼지기도 했으나 그의 친형이 숨진 게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최근 최 전 교육감 검거를 위해 통화내용 분석 등 실시간 위치 추적을 하며 잠복하는 등 집요한 추적으로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기다리던 그를 검거했다.
최 전 교육감은 제3자 명의로 된 인천 송도의 한 20평대 아파트에서 최소 1년간 도피생활을 해왔으며, 그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수시로 바꿔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결정적인 제보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흔적이 많았다.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간 수사를 벌여 인천에서 거주하던 최 전 교육감을 검거했다”면서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최 전 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