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잠적’ 최규호 전 교육감, 단골 식당서 검거…“최규호가 맞나” 질문에 “네”

최규호 전 교육감 검거

사진=최규호 전 교육감(동아일보)

골프장 인허가·확장 과정에서 3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8년간 잠적한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71)이 단골 식당에서 검거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지검은 6일 인천광역시에서 은신 중인 최규호 전 교육감을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그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체포 당시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던 최 전 교육감은 “최규호가 맞나”는 검찰 수사관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한 뒤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전 교육감은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조성에 필요한 도교육청 부지를 매각하는 데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09년 9월 초 전주의 모 대학교수 2명으로부터 “골프장 측으로부터 3억 원을 받아 최 전 교육감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 전 교육감의 변호인은 검찰에 ‘(2010년) 9월 12일 출두하겠다’고 밝혔지만,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출두하지 않고 변호인과 연락마저 끊고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에 대해 출국금지와 지명수배 조치를 내리고 검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후 최 전 교육감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으면서 조직 비호설, 신변 이상설, 외국 밀항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최 전 교육감 검거를 위해 실시간 위치 추적을 하는 등 집요한 추적으로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기다리던 그를 검거했다.

최 전 교육감은 제3자 명의로 된 인천의 한 20평대 아파트에서 최소 1년간 도피생활을 해왔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수시로 바꿔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의 도피가 장기화된 것에 대해 다수의 조력자가 있을 거라고 보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최규호 전 교육감이 잠적한 동안 사건 관계자들의 재판은 마무리됐다. 3억 원의 뇌물을 준 최모 교수는 실형을, 돈을 배달한 백모 교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골프장 전 대표 정모 씨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곽인희 전 김제시장은 골프장 브로커로부터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았지만 무죄가 확정됐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