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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후 최저평점 손흥민, 몸도 마음도 무겁다

입력 | 2018-11-07 13:31:00


최근 한국의 축구 팬들 사이 작은 설왕설래가 있었다. 손흥민의 기용을 둘러싼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에 대한 논쟁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지난 4일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때 전반 7분 손흥민을 교체 투입했다. 무사 뎀벨레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교체였다. 이 자체는 변수에 의한 선택이니 별다른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후반 14분, 교체로 들어간 손흥민을 다시 뺀 것은 의외였다. 교체투입된 선수를 교체로 불러들이는 것은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거나 질책성이 아닌 외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국내 팬들의 원성 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들도 의문부호를 감추지 않았다. 때문인지 포체티노 감독은 공식 회견장에서 “손흥민은 사흘 전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라며 “60분을 뛰게 하고 불러들이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의 교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발언 이후에는 7일 오전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긍정적인 해석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손흥민이 기대대로 클럽대항전에 선발출전했다. 하지만 활약상은 기대와 어긋났다.

토트넘이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B조 4차전 아인트호벤과의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선발로 나서 약 75분가량 필드를 누볐으나 다소 무거운 몸놀림과 함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토트넘은 손흥민이 빠진 뒤 2골을 터뜨려 승리를 챙겼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부터 의욕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특유의 적극적 움직임과 함께 슈팅 시도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생산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이라 부를 수 있는 찬스를 잡지 못하고 부산한 움직임만 보이던 손흥민은 결국 후반 30분 페르난도 요렌테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갔다.

이후 토트넘의 골이 터져 손흥민으로서는 더더욱 아쉬운 경기가 됐다. 손흥민이 빠지고 3분 뒤, 토트넘은 프리킥 찬스에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요렌테의 패스를 해리 케인이 침착하게 결정지었던 내용이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종료 직전 상대 자책골을 묶어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상황 자체도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몸놀림이 가볍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 대한 평가점수를 5.9점으로 매겼다. 이날 토트넘 선수 중 5점대 평점을 받은 이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울버햄튼전 교체아웃 되면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교체라는 듯 불편한 표정을 지었던 손흥민은 와신상담했던 챔피언스리그에서 무거운 모습으로 또 고개를 숙였다. 당시 벤치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의욕은 앞섰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수라면 항상 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자신감으로 임해야하고, 그런 자신감이 있기에 벤치의 선택이 불만스러울 수 있으나 적어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는 다소 아쉬움이 있는 손흥민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