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운동중학생 12명 시장실 찾아 문제 분석-설문조사 통해 대안 제시
한범덕 시장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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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충북 청주시청 시장 집무실을 찾은 운동중학교 학생들이 한범덕 시장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청 2층 시장 집무실에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남녀 중학생 12명이 찾아왔다. 한범덕 청주시장의 안내로 집무실 한쪽의 대형 탁자에 앉은 학생들은 한 시장에게 자신들이 찾아온 이유를 당차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임신부는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약자로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라며 “임신부가 많이 이용하는 장소 가운데 한 곳인 대형 마트에서 우선적으로 임신부 배려 정책을 도입해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임신부뿐 아니라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에게도 이를 적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시장을 찾은 학생들은 청주 운동중학교(교장 박호준)의 ‘사회참여동아리’ 소속 학생들. 전원 3학년인 이들은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찾아내 청소년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올해 초 동아리 회원들은 2개 조로 나눠 지역의 문제점을 자발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파워레인저’라는 이름을 붙인 조는 ‘임신부를 위한 정책’을, ‘청주학생사회참여-CSSP’라고 명명한 다른 조는 ‘청주 중심가인 성안길에 흡연부스 조성을 통한 깨끗한 거리 조성’을 각각 주제로 잡았다.
이후 학생들은 방과 후 실태 파악을 위해 성안길과 대형 마트를 돌며 수백 명을 만나 자신들이 만든 설문지를 토대로 조사했다. 또 타 지역의 사례를 수집, 분석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찾았다. 최익현 군(15)은 “현장을 다니면서 우리 주변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걸 깨닫고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들만의 ‘대안’을 찾은 이들은 지역 보건소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청와대 등에 이를 제안했다. 한 시장은 학생들이 시장에게 직접 이를 설명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흔쾌히 면담에 응했다. 한 시장은 이날 만남에서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시정 전반에 대해 눈높이에 맞춘 설명으로 이해를 도왔다. 김태희 양(15)은 “우리가 제안한 정책들이 긍정적으로 검토돼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소한 것들에서 우리의 삶이 바뀐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