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상·하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2년의 하원 전체 435석과 6년 임기인 상원 전체 100석 중 35석,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았다. 7일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이 뽑은 승자와 패자를 정리해본다.
▲승자
공화당에서는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켜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무승부라는 주장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상원 선거에선 전체 100석 중 의석이 걸린 선거구는 35석에 불과하며 공화당은 여기서 8곳만 지키면 차기 상원을 장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화당에 유리했다.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할 힘을 얻었다.
◇여풍(女風)
중간선거에서는 여성 후보의 숫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여성정치센터(CAWP)에 따르면 주의회에 도전한 여성 후보자가 3779명으로 2016년의 2646명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최소 99명이 당선돼 기존 84명 기록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여성 당선자 숫자는 개표가 마무리되는데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들의 하원 대거 진출은 미국 의회 정치, 특히 민주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AP통신은 전망했다.
주지사 선거에 나선 여성은 16명으로 1994년의 10명을 뛰어 넘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은 2010년에 이어 다시 하원의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펠로시 전 의장은 그동안 여러 이슈에 대해 꾸준히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플로리다 범죄자
플로리다주에서 통과된 수정 주법 4조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의 투표를 허용했다. 플로리다 전체 유권자의 약 9%는 범죄자들이다. 플로리다주의 이번 결정은 시민권의 관점에서 봤을 때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내 다양성
콜로라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재러드 폴리스 후보는 첫 동성애자 주지사가 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또 최초로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당선인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라시다 틀레입(42)과 소말리아계 일한 오마르(37)가 그들이다.
하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 2명도 당선했다.
◇베토 오루크
텍사스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텍사스에서는 1994년 이후 민주당이 상원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이같은 흐름은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기대로 모았던 민주당 베토 오루크 후보는 24년만에 이변을 일으키는데 실패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하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자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가장 큰 무기는 미국 경제의 호황이었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은 달랐다. 미국의 현재 실업률은 3.7%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경제 성장률은 3.5%로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권자 10명 중 8명은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은 경제보다 건강보험, 이민정책에 집중됐다.
◇트럼프 이민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에는 중범죄자들이 포함돼 있다며 공포심을 자아내는 전략을 사용했다. 상원에서 이같은 전략은 통했지만 하원에서는 달랐다.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들의 절반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들을 향한 발언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차세대 지도자들
민주당 차세대 지도자들 중 베토 오루크 후보만 힘든 레이스를 펼친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 주지사에 도전한 앤드루 길럼 후보는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드 후보에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에서 최초로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도 승리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