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회장, 조직개혁안 발표 회계단위 통합해 투명성 강화… 본부장-팀장급 줄여 군살빼기
회계부정 의혹이 일었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비리 방지대책과 조직개혁안을 발표했다.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손경식 경총 회장은 “규정이 확립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며 “철저히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7일 경총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180회 이사회를 열고 회계, 예산, 조직운영 쇄신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최근 경총은 고용노동부 특별 점검에서 김 전 부회장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이 드러나 고발 조치를 당했다. 경총은 이날 회계와 예산을 비롯해 직제, 인사, 급여 등 조직운영과 관련된 규정 9개를 제정하거나 개정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해 회계기관의 컨설팅을 받았고 지적된 사안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부회장과 관련된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전에는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이 알아서 운영한 것들이 많았는데 이제 이사회 승인 규정을 만들어 규정에 의해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일명 ‘노란봉투’로 통했던 특별격려금도 폐지했다. 경총은 “과거 근거 없이 집행됐던 것이다. 앞으로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정상적인 성과급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간부급 자리를 대폭 줄이는 조직 구조개편도 이뤄진다. 현재 11명인 본부장을 6명으로 줄이고, 전체 직원의 40%에 이르는 팀장급 이상 보직자도 단계적으로 25% 수준으로 줄인다. 1∼3급에 해당하는 고위 간부 인사도 앞으로는 이사회 규정에 따라 시행해 ‘인사전횡’을 차단하기로 했다.
조직 내 계파갈등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있었다. 경총은 그간 김 전 부회장을 필두로 하는 중앙대 출신의 일명 ‘중대 라인’이 요직을 차지하고 조직을 좌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전 부회장은 경총을 떠났지만 현재도 경총 내부에는 중앙대 출신 임직원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사조직 결성 금지’를 근무규정에 신설했다. 손 회장은 “건실하고 투명한 기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뉴 경총’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