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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김 “난 한인들이 美주류사회로 시집보낸 사람”

입력 | 2018-11-08 03:00:00

고교때 美 건너가 의류사업… ‘지한파’ 로이스 보좌관 21년 활동
캘리포니아 지역구 물려받아… “위안부-北인권 등 폭넓게 살필것”




아들-남편과 환호 6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제39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영 김 공화당 후보(오른쪽)가 로스앤젤레스 롤런드하이츠 캠페인 사무실에서 아들 앨빈을 안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은 남편 찰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6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한 한인 후보 ‘트리오’ 중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인물은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의 공화당 후보 영 김(한국명 김영옥·56) 한 명뿐이다. 뉴저지 제3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앤디 김(36), 펜실베이니아 제5선거구의 공화당 후보 펄 김(39)은 아쉽게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영 김은 개표가 97% 완료된 가운데 51.4%를 득표해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48.6%)를 4000여 표 차로 누르고 ‘사상 최초 한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의 영예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네로스에게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선거전문매체 538의 5일 분석을 뒤집은 것이다.

한인이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1998년 당선됐던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공화) 이후 20년 만이다. 영 김은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며 “비록 초선이지만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역구의 전임자는 1993년부터 연방 하원 의석을 지켜온 에드 로이스(하원 외교위원장)다.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진 로이스 의원은 1월 갑자기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1년 동안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영 김은 “한인 커뮤니티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준 로이스 의원의 지지에 힘입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 김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의류 사업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과 무역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의 주류 사회에 시집보낸 사람”이라며 “위안부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북한 인권 문제 등도 폭넓게 들여다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인 최초의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을 노렸던 앤디 김은 99% 개표 상황에서 48.9%를 득표해 공화당 톰 맥아더 의원(49.8%)에게 간발의 차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앤디 김은 “투표소 571곳 중 벌링턴 카운티 6개 투표소와 부재자투표 개표가 남아 있다. 며칠 뒤 최종 개표 결과에서는 승리할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검사 출신인 펄 김은 34.9%의 득표율로 민주당 강세 지역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여성 법조인 출신의 민주당 메리 스캔런 후보(65.1%)에게 패배했다.

▶영김, 결국 낙선… 한국계 첫 여성 美하원의원 불발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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