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뇌물 혐의’ 前전북교육감, 인천 식당서 檢수사관에 체포 대포폰 쓰고 인천 아파트 거주 교육계 인사 등 조력자 수사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잠적했다 8년여 만에 붙잡힌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이 7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전주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최 전 교육감은 골프장 확장과 관련해 뇌물 3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뉴시스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뇌물 3억 원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다 2010년 9월 잠적한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71)의 8년 2개월에 걸친 장기 도주극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붙잡힐 당시 최 전 교육감은 비교적 말끔한 행색이었다.
최 씨는 제3자 명의의 인천 연수구 79.2m²(약 24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인천에서는 1년 이상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도 다른 사람 이름을 빌린 ‘대포폰’을 쓰고 있었다. 전화는 6개월에 한 번가량 바꿔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장기간의 도피는 자금과 휴대전화, 거처 제공 등 제3자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가족, 친인척, 교육 관계자 등 다수의 조력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광범위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동생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도피 과정에서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전북의 첫 직선 교육감이었던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을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인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차례에 걸쳐 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0년 9월 11일 변호인을 통해 “내일 아침 자진 출석하겠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
허를 찔린 검찰은 뒤늦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그동안 전북에서는 최 전 교육감의 행적을 둘러싸고 해외 밀항설, 사망설, 권력비호설 등 온갖 소문이 무성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