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잔류” 54% “탈퇴” 46%… 2년전 국민투표 결과와 상반
“브렉시트가 경제 악영향” 44%… “최종합의뒤 국민투표 필요” 43%

영국 채널4 방송이 5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 브렉시트 투표가 열린다면 어느 쪽에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54%가 EU 잔류를 택하겠다고 응답했다. EU 탈퇴라고 답한 건 46%였다.
이는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52%, 잔류 48%였던 결과와는 크게 달라진 수치다. ‘리그렉시트(regrexit·브렉시트를 후회하는 사람)’ 세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는 영국 전역의 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브렉시트와 관련된 추가 국민투표는 없다고 밝혀 왔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최종 합의안을 수용할지 아니면 현재대로 EU에 남을지를 묻는 국민투표가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찬성(43%)이 반대(37%)보다 많았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18∼24세 응답자는 최종 합의 후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52.5%로, 필요 없다(24.3%)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55세 이상에선 추가 국민투표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지난달에는 젊은층 70만 명이 런던 거리로 나와 추가 국민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주부터 불거진 브렉시트 진영의 불투명한 선거 캠페인 자금 문제와 무단 개인정보 사용 논란이 리그렉시트 정서에 기름을 붓고 있다.
영국 정보보호기구인 정보위원회(ICO)는 6일 2016년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지지 캠페인을 벌였던 단체 ‘리브닷EU’에 보험업체 엘든의 고객 31만9900명의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무단으로 흘러 들어가 이메일로 홍보물이 발송된 것을 적발했다며 13만5000파운드(약 2억 원)의 벌금을 통보했다. 엘든의 경영자인 에런 뱅크스는 리브닷EU 설립자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