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남은 수능… 컨디션 관리법 생체리듬 쉽게 바뀌지 않아… 평소 수면 패턴 수능일에 맞춰야 자신의 수면 시간이 7시간이면 전날 11시에 자야 두뇌 활동 활발
○ 평소보다 1시간 전 잠드는 건 금물
하루 네 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四當五落)’이란 말이 있지만 적정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음 날 생활하거나 공부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적당히 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큰 시험을 앞두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면 오히려 두뇌 활동성을 떨어뜨려 그간 익힌 지식을 기억해내는 데 방해가 된다.
거꾸로 잠을 설쳐 시험을 망칠까 봐 수능 전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사람의 생체리듬은 인위적으로 급작스럽게 바뀌지 않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히려 잠을 설치거나 새벽에 잠에서 깨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김의중 을지대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평소보다 1시간 먼저 눕는 것만큼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평소에 오후 10시에 잠들었다면 오후 9∼10시는 ‘수면 금지 시간대’라 불릴 만큼 잠들기 힘든 시간대라는 것이다.
○ 맵고 짠 음식은 금물
맵거나 짠 음식은 속 쓰림을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한다. 평소에 먹던 것 위주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는 게 제일이다. ‘미역국을 먹으면 입시에서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미역에는 철분이 풍부해 두뇌 회전과 피로 해소를 돕는다. ‘시험을 죽 쑨다’며 피하는 죽도 소화가 안 될 때 가장 좋은 영양 보충식이다.
잠들기 4∼6시간 전 커피우유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오후 7시에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오후 11시까지 섭취한 카페인의 절반 정도가 몸속에 남아 있게 된다. 허기 탓에 잠이 오지 않으면 땅콩버터나 바나나, 요구르트 등을 먹는 게 좋다. 이 음식들엔 수면에 도움을 주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 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체력이나 집중력을 키우겠다며 안 먹던 영양제나 보약을 먹으면 오히려 생활리듬이 깨져 학습 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과 호흡을 편안하게 이완하면 대뇌는 오히려 각성 상태가 돼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다. 온몸의 힘을 뺀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코로 천천히 깊은 숨을 들이쉬고 배꼽 끝으로 내뱉는다는 느낌으로 복식호흡을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이때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남들도 어렵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면 남들도 부족하다”는 말을 머릿속으로 되뇌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것처럼 돌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다. 두려움과 혼란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유하면 그 자체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혼자만 불안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근육이 굳어 뒷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는 앉은 채로 목을 늘이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등을 곧게 펴고 한 손을 반대쪽 머리 옆에 대 머리를 어깨 앞쪽 45도 방향으로 당겨 15초 유지하고 천천히 돌아오는 식이다. 또 둥글게 기지개를 켜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게 좋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어깨 통증이 지속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만큼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